이케아, 30% 싼값에 '무관세'…가구업계 '패닉'

(구글 어스 캡처)
세계 최대가구업체인 이케아의 국내영업이 초읽기에 들어가자 국내 가구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세계적 인지도와 가격경쟁력에다 수입완제품에 대한 무관세 혜택까지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광명시청에 따르면, 다국적 가구기업 이케아는 이달 2일 고속철도 광명역사 부근 부지에 연건평 8천평 규모의 유통센터와 물류센터 건립허가를 받아 공사에 착공했다. 늦어도 올해 안으로 광명시청에 대규모점포등록 접수를 거쳐 내년부터는 본격 영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광명시청 관계자는 "이케아가 건축허가를 받아 막 공사에 들어간 상태"라며 "내년말부터는 본격 영업에 나설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케아의 국내진출 절차가 착착 진행되면서 다급해하는 것은 국내 가구업계와 영세한 가구회사들이다.

국내에서 규모가 가장 큰 편에 속하는 가구업체 관계자는 21일 "DIY가구분야에서 높은 세계적 인지도와 가격경쟁력을 지녀 국내 동종업계가 상당한 타격을 입게될 것"이라며 "특히 국내 가구업계는 영세해 여파가 더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케아는 연 매출이 40조원에 세계 1위 가구업체인 만큼 탄탄한 영업망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가격경쟁력의 우위를 점하고 있다. 가구업계에 따르면, 이케아가 판매하는 가구가 모두 값싼 것은 아니지만 품목별로 1~2개 대표상품의 가격수준이 국내업체보다 20~30%가량 저렴하다.

가령 이케아의 대표 브랜드 가운데 하나인 '빌리'책장은 시중에 출시된 일반 책장보다 가격이 20%싸고 책장을 보러온 고객들이 책장 뿐아니라 다른 상품까지 구매하는 식으로 영업을 한다는 것.

이케아의 국내사업전망을 더욱 밝게하는 것은 그들에게 유리한 한국의 세금체계다. 관세청에 따르면 가구의 경우 부분제품을 국내로 수입할 때 가격의 8%를 관세로 물지만 완제품을 수입하는 경우에는 관세율 0%를 적용받는다. 세금체계 때문에 가격경쟁력이 더욱 올라간다는 의미다.

가구 부품 수입에 고율관세가 부과되는 것은 국내중소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세청 관계자는 "가구 부품에만 관세를 물리는 이유는 가구가 원자재 형태로 물밀듯 밀려들어오게 되면 국내산업이 타격을 입게되는 점을 감안해 정부가 영세한 가구 부품제조업체를 보호하기 위해 영세율을 적용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물론 대부분 중국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는 국내 가구업계도 혜택을 받고 있다.

가구 수입업체에 유리한 세금체계 때문에 이케아는 가격경쟁력을 훨씬 높일 수 있지만 이케아의 진출이 국내 고용창출에 별 도움이 되지 않을 뿐아니라 가구산업발전에는 해악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국내기업 가운데서도 한샘과 에이스침대, 까사미아 등 이름이 알려지고 일정한 규모에 이른 기업보다는 전체 가구업계의 70%가량을 차지하는 비브랜드 가구회사들이 직격탄을 맞게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가구업계에서는 국내산업보호를 위해서라도 정부가 관세부과체계의 개선 등 대응책을 마련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케아 진출로 국내 가구값에 낀 거품이 상당부분 빠질 것이란 긍정적인 전망도 내놓고 있다.

이케아의 진출로 연간 5조원에 이르는 가구시장에서는 이케아와 토종업체간의 한판승부가 불가피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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