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인삼농협 수매 '친환경 인증 인삼' 백여톤 중 태반이 가짜?

농가 90%가 비리 인증센터 이용, '농민-인증센터-인삼농협 커넥션' 의혹 짙어

전북 인삼농협이 친환경 무농약 인증을 받은 농가로부터 수매한 '친환경 인삼' 가운데 태반이 가짜라는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2013.8.20일자 노컷뉴스 보도)

지난 2010년부터 국내 굴지의 화장품 제조업체인 A사와 제휴를 맺고 전국에서 유일하게 '친환경 인삼' 수매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는 전북 인삼농협.


이 농협은 지난해 전북과 충남, 경북 등 전국의 14농가로부터 국내 친환경 인삼 생산량의 70% 가량인 115톤을 수매해 A사측에 63억원을 받고 납품했다.

전북 인삼농협이 수매한 '친환경 인삼' 115톤 가운데 90%인 103톤은 전남에 위치한 '전남 친환경 인증센터'로부터 인증을 받는 6개 농가들이 재배한 인삼들이다.

현재 국내에는 '국립 농산물 품질관리원'으로부터 위탁을 받은 90개 친환경 인증센터가 있으며, 전북지역에도 5개가 있음에도 수매 농가 대부분이 전남지역에 있는 특정 인증센터에서 '친환경 무농약 인증'을 받은 것은 석연치 않은 대목.

특히 '전남 친환경 인증센터'는 지난해 전남지역 농가가 생산한 농산물에 대해 잔류 농약이 검출됐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불법으로 '친환경 인증'을 내 준 것으로 취재결과 드러났다.

이와 관련해 농관원 전남지원 관계자는 "전남 친환경 인증센터는 지난해 전남지역 9개 농가가 생산한 쌀 등 농산물에 대해 허위로 인증을 내 준 것이 적발돼 올해 4월 14일부터 6개월간 영업정지에 들어간 상태"라고 말했다.

때문에 전북 인삼농협이 지난해 9월부터 11월 초까지 수매한 '친환경 인삼'에 대해 진위 의혹의 시선이 쏠리는 것은 당연지사.

특히 전북 인삼농협은 A사 측에 지난 2010년 27톤, 2011년 56톤에 이어 지난해는 115톤을 납품하는 등 농가로부터 기하급수적으로 '친환경 인삼'을 수매해 온 것으로 밝혀져 순수한 '친환경 인삼'으로 이같은 물량을 맞출 수 있는냐는 의혹이 제기돼 왔다.

실제로 전북 장수와 충남 금산에 삼포를 가지고 있는 농민 C씨는 "지난해 태풍 피해를 입어 인삼을 급히 처분하기 위해 10월 초 전남 친환경 인증센터에서 인증을 받았고 보름쯤 뒤에 전북 인삼농협에 9톤가량의 인삼을 납품했다"고 말했다.

전북 정읍에서 삼포를 경작하는 농민 K씨도 "지난해 8월 태풍 피해로 인삼이 썩어들어가기 직전 전북 인삼농협으로부터 친환경 인증을 받아오면 수매를 해주겠다"는 제의를 받고 '전남 친환경 인증센터'에 인증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K씨 역시 곧바로 인증을 획득했고, 두달 뒤인 10월에 27톤의 인삼을 판매하는 등 상당수 농민들이 전북 인삼농협의 수매가 진행되는 2-3개월 사이에 '친환경 인증 획득'에서 '수매'까지 완료하는 '속성 코스'를 거쳤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전남 친환경 인증센터 관계자는 "인증과정에 관계된 내용을 규정상 말해 줄 수 없다"며 언급을 회피했다.

'바꿔치기'와 '끼워넣기'에 이어 '불법인증' 의혹까지 더해지면서 '친환경 무농약 인삼'을 둘러싼 가짜 의혹은 점점 더 깊이를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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