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모델 포함 '일본 원정 성매매' 일당 무더기 적발

무속인 동원 " 일본가면 대박난다" 거짓 점괘로 꾀어

한국인 성매매 여성들이 소개된 일본 홍보물과 부적 등 증거자료 (부산CBS/노컷뉴스)
단기간에 큰 돈을 벌 수 있다며 유흥업소 여종원 등 젊은 여성들을 꼬드겨 일본 등지에서 성매매를 시킨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월 수천만 원의 수입에 혹해 해외 원정에 나섰던 성매매 여성들은 선불금을 비롯한 각종 착취의 덫에 걸려 기대했던 만큼 돈을 벌기는 커녕 심한 경우 인신매매까지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일본 현지 업소에 한국인 여성을 데려다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로 성매매 업주 한모(32, 여)씨와 비자 브로커 강모(55) 씨 등 5명을 구속했다.

경찰은 또 해외에서 원정 성매매를 한 혐의로 박모(27, 여) 등 성매매 여성 47명을 포함해 이들에게 사채를 빌려주고 고리를 뜯은 사채업자와 성매매업주, 브로커 등 총 6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한 씨 등은 지난해 2월부터 최근까지 국내 유흥업소에 종사하는 여성들에게 접근해 일본에서 성매매를 하면 월 2~3천만 원의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며 현혹한 뒤, 일본 동경 인근의 출장성매매업소로 데려가 성매매를 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한 씨는 특히 선불금 175만 엔(우리돈 약 2천만 원)을 주고 동경으로 데려갔으나 건강이 좋지 않아 성매매를 제대로 하지 못한 J(31, 여) 씨를 지방도시인 센다이 지역의 또다른 성매매 업소에 175만 엔을 받고 팔아넘긴 사실도 드러났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 국내 유흥업소에서 일하며 가장 역할을 책임져온 J 씨는 단기간에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한 씨의 유혹에 넘어가 일본으로 건너갔으나, 선불금 이자를 제때 갚지 못하는 바람에 여권을 빼앗기고 사실상 억류된채 성매매를 강요받아 오던 중 수사에 나선 경찰의 도움을 받고서야 겨우 귀국할 수 있었다.

한 씨 등 성매매 업주들은 한국인 여성들의 반나체 사진과 동영상을 자체 스튜디오에서 촬영한 뒤 인터넷 홈페이지와 에로화보(프로필 안내지) 등에 올려 이를 보고 연락해온 남성 손님들을 상대로 출장 성매매 영업을 해왔다.

성매매 여성들 대부분은 업주들로부터 2천만 원 안팎의 선불금을 받은 대가로 열흘에 한번씩 240만 원씩 원금과 이자를 갚아야 했으며, 원금을 다 갚은 뒤에도 이자를 계속 내야하는 비상식적인 착취고리에 얽매였다.

성매매 업주와 브로커들은 무비자로 2개월간 성매매를 하다 장기체류를 희망하는 여성에게는 국내 대학 졸업증명서 등을 위조해 1~2년 시한의 비즈니스 비자를 불법으로 받게 해주고는 다시 2백만 엔(우리돈 2천여만 원)를 뜯어갔다.

한 씨 등은 심지어 친분이 있는 무속인을 동원해 "일본에 가면 대박난다"거나 "삼재 풀이, 살풀이가 필요하다"는 거짓 점괘로 여성들을 속이고는 부적이나 액막이 굿 비용으로 70~1,000만 원을 받는 등 이중삼중의 착취를 일삼았다고 경찰을 밝혔다.

그러나 성매매 여성들도 상당액의 수입을 착취당하기는 했지만, 큰 돈벌이에 혹해 자발적으로 해외 성매매에 나선 만큼 엄격한 처벌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경찰 관계자는 "최소 두차례 이상 해외 원정 경험이 있는 성매매 여성들만 형사입건했다며, 이 중 상당수는 얼굴이 팔리지 않으면서도 단기간에 많은 돈을 벌 목적으로 일본 등지로 자발적으로 나갔던 것으로 판단된다" 밝혔다.

경찰에 적발된 성매매 여성들는 무명 연예인이나 모델, 유학생, 운동선수, 가정주부 등 직업과 계층도 다양했다.

경찰은 적발된 일부 성매매 여성들로부터 일본 뿐만 아니라 미국과 호주, 대만 등지에서도 성매매를 했다는 증언도 확보하고 수사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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