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시라이, 산둥성에서 22일 공개재판 회부

부패혐의로 구속된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당서기(방송화면 캡쳐)
중국 차세대 지도자로 주목을 받다 부패혐의로 구속된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당서기의 재판이 오는 22일 열린다.

중국공산당신문은 "보시라이의 뇌물과 직권남용죄에 대한 재판이 22일 8시30분 산둥성 지난(濟南)시 중급 인민법원에서 공개심리로 열린다"고 전했다.

일부 언론에서는 이번 재판이 지난 1980년 마오저둥(毛澤東) 전 중국 주석의 부인인 장칭(江靑)이 법정에 섰던 것과 견줄 정도로 비중이 있는 '세기의 재판'이 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한다.

중국의 8대 혁명 원로인 보이보(薄一波) 전 부총리의 아들로 중국 공산당의 주요 계파인 태자당(太子黨)의 대표적인 인물로 꼽히던 보시라이는 지난해 초까지만해도 중국공산당 최고 지도부인 당 정치국 상무위원에 유력하게 거론된 정치 거물이다.

시진핑 국가주석과 마찬가지로 당 원로의 자제라는 점에서 태자당의 기수로 분류되지만 두사람은 그리 가깝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보시라이의 부친인 보이보가 보수파의 성향이 강해 개혁개방에 비판적이었던 반면 시 주석의 부친 시중쉰은 우파로 몰려 문화대혁명 때 고초를 겪었고 이후 선전특구 설치 등 개혁개방에 앞장서는 정반대 노선을 걸었던 영향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보시라이는 2007년 충칭서 당서기로 부임한 이후 공산당과 사회주의 홍색 문화를 예찬하고 조직 폭력 등은 엄하게 대응하는 '창홍다헤이(昌紅打黑)' 정책으로 대중적 인기를 끌었다.

충칭의 이같은 정책은 개혁개방 이후 부패와 빈부격차에 염증을 느끼는 대중들 사이에 높은 인기를 끌었고 이 때문에 좌파의 기수로 보시라이가 꼽히기도 했다.

중국 최고 지도부를 꿈꾸던 그가 비리 정치인으로 완전히 추락하게 된 것은 자신의 핵심 측근이었던 충칭시 전 부시장 왕리쥔과의 갈등 때문이다.

유명한 변호사 출신인 보시라이의 아내 구카이라이가 지난 2011년 영국인 닐 헤이우드를 독살했고 이를 은폐하는 과정에서 왕리쥔과 보시라이의 갈등이 생겼다.

생명의 위협을 느낀 왕리쥔은 쓰촨성 청두(成都)에 있는 미국 영사관에 들어가 보시라이를 비롯한 중국 공산당 지도부와 관련한 정보를 미국에 넘기고 망명을 신청했다.

왕리쥔의 망명은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이 사건 이후 보시라이는 모든 공직에서 해임되고 뇌물과 비리혐의로 체포됐다.

보시라이의 재판이 그와 전혀 관련이 없는 산둥성에서 열리는 것은 중국의 고위층 비리범죄에 대한 재판관행 때문이다.

중국 국가행정학원 법학부 렌진(任進)교수는 "고관들의 경우 재판에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간섭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그의 권력이 미치지 않는 지역을 정해 재판을 받도록 하는 것이 관례"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2008년 비리혐의로 낙마한 천량위 상하이시 당서기는 톈진법원에서 재판을 받았고 구이저우성 정협주석 황야오는 쓰촨에서 재판을 받는 등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 다른 지역에서 재판을 받았다.

렌 교수는 또 이번 재판을 공개심리로 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 "지도부의 부패척결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풀이했다.

특히 보시라이를 공개적으로 재판함으로써 다른 당원들의 권력 남용에 대해서도 일종의 경고를 보내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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