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올해 내셔널리그(NL) 신인왕 판도를 가늠해볼 일전이었기 때문이다. 이날 경기는 다저스 류현진(26)과 야시엘 푸이그(23), 마이애미 호세 페르난데스(21) 등 강력한 신인왕 후보들이 나섰다.
류현진은 올해 신인 최다 12승(3패)에 최고 승률(8할)을, 페르난데스는 8승5패에 신인 중 가장 좋은 평균자책점(ERA) 2.45을 찍고 있었다. 푸이그는 타율 3할5푼8리 11홈런 27타점 47득점을 올렸고, 특히 극적인 승부를 자주 연출하며 6월부터 합류한 약점을 만회해왔다.
세 후보들이 펼친 이날 신인왕 레이스의 승자는 페르난데스였다. 최근 42승9패를 달린 다저스 강타선을 맞아 페르난데스는 6이닝 동안 무려 삼진 8개를 잡아내며 4피안타 3볼넷 2실점(1자책) 쾌투를 펼쳤다. 팀이 6-2로 이기면서 9승째를 수확했고, ERA를 2.41로 낮췄다.
같은 쿠바 출신 푸이그와 맞대결에서도 완승을 거뒀다. 첫 두 타석에서 각각 파울 뜬공과 유격수 땅볼 처리를 한 뒤 5회 삼구 삼진으로 푸이그를 돌려세웠다.
신인왕 후보임을 의식한 듯 시속 156km 빠른 공을 3개 연속 던진 정면 승부였다. 초구 헛스윙에 이어 두 번째 직구를 바깥쪽 낮게 꽂은 뒤 높은 공으로 다시 푸이그의 스윙을 유도해냈다. 2구째 판정에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은 푸이그는 삼진 뒤 심판에게 어필을 한 데 이어 더그아웃에서 분통을 터트리기도 했다.
▲류현진, · 페르난데스에 안타 빌미 2실점
류현진도 나쁘지는 않았다. 7⅓이닝 동안 삼진 5개를 잡아내며 안타 6개와 볼넷 2개로 3실점했다.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상의 투구를 펼쳤다.
그러나 NL 최저승률팀에 타율과 득점 등이 전체 최하위인 마이애미를 감안하면 페르난데스에 다소 밀렸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이날 류현진은 잇딴 호수비의 도움을 받았고, 페르난데스는 수비 실책으로 이어진 만루 위기를 비자책 1실점으로 막아내면서 상대적으로 돋보였다.
특히 페르난데스에 첫 안타와 선제점을 내줬다. 3회 2사에서 류현진은 페르난데스에 내준 중전 안타가 화근이 돼 이후 연속 안타로 2실점했다.
올해 마이애미의 에이스 노릇을 하고 있는 페르난데스는 빼어난 실력에 최약체 팀에서 분전하고 있는 점에서 더 인정받고 있다. 강팀인 다저스에서 뛰는 류현진과 푸이그, 세인트루이스의 셸비 밀러(11승8패, ERA 2.97)보다 상대적으로 부각되고 있다. 신인왕을 노리는 류현진으로서는 페르난데스가 푸이그와 함께 최대 라이벌일 수밖에 없다.
아직 류현진은 7~8번 정도 등판이 남아 있다. 과연 류현진이 강력한 후보들을 제치고 신인왕에 오를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