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는 성공이었다.
류현진이 던진 6구째 94마일 패스트볼에 아데이니 에체바리아의 방망이가 나왔고, 타구는 유격수-2루수-1루수로 연결되는 병살타가 됐다. 2-3으로 뒤진 상황이었지만 류현진에게는 2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는 순간이었다.
류현진은 20일(한국 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말린스 파크에서 열린 마이애미와 메이저리그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7⅓이닝 3실점을 기록했다. 2-3으로 뒤진 8회 1사 후 마운드를 내려왔고, 다저스가 이후 3점을 더 내주고 2-6으로 패하면서 시즌 4패(12승)째를 떠안았다. 하지만 평균자책점은 2.95로, 목표였던 2점대를 유지했다.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약한 마이애미 타선을 상대로 3점이나 내주면서 패전 투수가 됐지만, 류현진의 위기 관리 능력은 돋보였다.
결정적인 위기에서 과감히 만루 작전을 펼쳤고, 기다렸다는 듯 병살타로 위기를 넘어갔다. 시차 적응에 애를 먹어왔던 동부 원정이었던 탓에 패스트볼 구속이 89~90마일 언저리에서 맴돌았지만 6회말 1사 만루에서 에체베리아를 상대로 93~94마일 패스트볼을 연거푸 던졌다.
위기 상황에서 집중력이 더 강해졌다는 의미다.
실제로 류현진은 올 시즌 10차례 만루 위기에서 단 하나의 안타도 맞지 않았다. 또 병살타를 21개나 유도해내면서 빼어난 위기 관리 능력을 자랑했다.
이날 경기로 류현진은 11차례 만루 위기를 무안타로 넘겼고, 병살타 갯수도 22개로 늘렸다. 22개의 병살타는 메이저리그 전체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패전 투수가 됐지만 류현진의 위기 관리 능력은 빛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