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수 싼타페, 소비자는 마루타? 리콜해야”



<싼타페 누수 피해자>
-누수로 트렁크 속 매트 흥건히 젖어
-싼타페 카페회원 절반이 누수 호소
-무상수리? 리콜이나 환불 원해

<김필수 대림대 교수>
-무상수리? 해외에서는 리콜할 문제
-결함공지 탓에 자동차社 리콜꺼려
-정부부터 소비자 중심으로 대처해야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피해 산타페 차주(익명),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과 교수


여러분, '수타페' 라고 들어보셨습니까?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4월에 출시한 산타페DM 차량을 가리키는 말인데요. 출시 직후부터 차 안에 물이 새는 누수현상이 여럿 나타났고, 결국 수타페라는 오명까지 붙은 겁니다. 현대자동차는 결국 사과를 했고요, '무상수리 기간을 연장한다'는 보상책을 내놓았는데, 소비자들은 오히려 더 화를 내고 있습니다.
무슨 문제일까요? 피해 소비자 얘기를 먼저 들어보죠. 인터넷 산타페 동호회 회원입니다. 익명으로 연결이 돼 있습니다.


◇ 김현정> 산타페DM 차량은 언제 구입하셨어요?

◆ 박OO> 2012년 12월 10일에 받았습니다.

◇ 김현정> 그러다가 문제가 발생한 건 언제입니까?

◆ 박OO> 저도 몰랐는데요. 계속 차에서 타는 냄새가 자주 올라와서 향수를 뿌리고 다녔어요. 그러다가 7월 6일에 알게 됐습니다.

◇ 김현정> 뭔가 좀 수상한 냄새가 난다는 생각은 했지만 어디 젖은 곳은 발견하지 못하다가 7월 6일에는 어떤 증상을 보신 거예요?

◆ 박OO> 비가 오면 이상하게 차 트렁크 안에 모든 자재라든가 그런 게 축축하게 젖어 있었습니다.

◇ 김현정> 트렁크에 싣고 다니던 물건들이?

◆ 박OO> 네.

◇ 김현정> 그러면 그 전에도 젖은 걸 보셨다는 건가요?

◆ 박OO> 저는 설마 이게 차에서 물이 샐 거라고 생각은 못했고요. 젖은 우산이라든가.. 보통 일반적으로 우산을 쓰다가 트렁크에 문 열어서 우산을 던져놓잖아요. 그래서 저는 우산 때문에 이게 젖었구나 생각을 했는데, 유독 비가 많이 오더니 바닥이 다 흥건할 정도로 젖어 있더라고요.

◇ 김현정> 다른 때보다 그때 비가 좀 많이 왔군요?

◆ 박OO> 네.

◇ 김현정> 트렁크에 물이 흥건해요?

◆ 박OO> 네. 많이 흘러들어가서 짜면 짜질 정도로 매트까지 다 젖어있는 상태였어요. 그래서 7월 8일, 현대 쪽에 전화했었죠.

◇ 김현정> 서비스센터에?

◆ 박OO> 네. ‘이러이러해서 물이 새니까 와서 점검 좀 해 달라.’ 해서 점검을 했죠. 했더니 ‘대로등에 실리콘 처리가 잘못 돼 있어서 차에 물이 샌 것이다. 수리를 이제 완벽하게 했으니까 타 보시라.’고 가져왔는데요.

◇ 김현정> 어느 부분에서 물이 샜다고요?

◆ 박OO> 뒤에 램프 들어오는 부분 있잖아요. 대로등에 실리콘 처리가 안 돼서 그쪽에 물이 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찾아가지고 차를 타고 다녔는데, 혹시나 열어봤더니 또 물이 새더라고요.

◇ 김현정> 그건 또 언제 일어난 건가요?

◆ 박OO> 이틀 뒤에요.

◇ 김현정> 이틀 뒤에 그러면 또 비가 왔다는 말씀이세요?

◆ 박OO> 장마철이니까 자주 비가 왔어요. 그러니까 수리하고 나면 비가 오고. 이틀 간격으로 수리도 계속 10차례나 받았는데요.

◇ 김현정> 혹시, 전에 물 흥건했던 게 덜 마른 상태는 아니었나요?

◆ 박OO> 그래서 건조를 시키고, 매트까지 갈아온 상태에서 또 젖어 있었어요.

(사진제공 / 네이버 클럽디엠)
◇ 김현정> 이틀 뒤에 비가 오니까 또 젖어 있었다. 실리콘 처리를 했는데도요?

◆ 박OO> 또 가져갔는데. 거기에서 한다는 말이 ‘차의 누수결함이 있어서 안에 고무바킹이 개선됐다. 트렁크 안에 들어가는 고무바킹이 개선됐으니까 개선된 걸로 수리를 해 주겠다.’ 그래서 또 가져갔습니다. 그런데 또 물이 샜습니다.

◇ 김현정> 그렇게 몇 번을 들락날락 하신 거예요?

◆ 박OO> 한 15번은 될 거예요. 7월 8일부터 현재까지.. 아직도 수리가 안 돼서 계속 진행형 상태고요.

◇ 김현정> 한 달 반 동안이요?

◆ 박OO> 네.

◇ 김현정> 그게 (싼타페 러브 디엠이라는) 동호회 몇몇 분들에게 한정된 얘기가 아니라는 말씀이죠?

◆ 박OO> 네. 설문조사를 하니까 50%라고, 그 정도 나오는 것 같더라고요.

◇ 김현정> 전체 동호회의 회원수는 몇이나 되나요?

◆ 박OO> 7만명이요.

◇ 김현정> 7만명 중에 절반 정도가 이런 경험을 했다는 말씀이군요. 그래서 이러한 사연들을 거쳐서 결국은 현대차가 ‘문제 있다’는 걸 인정했고요. ‘대책으로 무상수리를 5년 동안 연장하겠다’ 이렇게 발표를 했는데. 이 사과를 듣고 소비자들이 더 화가 났다고요. 이건 무슨 얘기인가요?

◆ 박OO> 왜 그러냐 하면, 실질적으로 수리를 해 온 차를 보면요. 문제 있는 부분을 찾아서, 그걸 콕 찍어서 수리를 해 주는 게 아니고요. 무조건 안쪽에 다 실리콘으로 도배를 합니다.

◇ 김현정> 수리라는 게 실리콘으로 다 도배를 해 버리는 식으로?

◆ 박OO> 네. 다 도배를 하는데, 그 도배도.. 어떤 누가 보더라도 사고차를 만듭니다.

◇ 김현정> 그럼 지금 소비자들은 그렇게 해 주는 수리는 우리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말씀이군요?

◆ 박OO> 그렇죠.

◇ 김현정> 요구하는 게 구체적으로 어떤 걸까요?

◆ 박OO> 동호회 사람들은 리콜을 원하시는 거고요. 저 같은 경우는 환불을 해 달라고 말씀드리는 거예요. 제가 10차례를 수리 받다 보니까 하도 화가 나서 플래카드를 만들어서 차에다 붙이고 다녔습니다.

◇ 김현정> 얼마나 화가 나면 그렇게 하셨어요?

◆ 박OO> 당연히 화가 나죠. 15차례 가져가서 새 차를 사고차로 만들어놨는데, 화가 나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결국에는 와가지고 한다는 말이... 제가 핸드폰 수리를 하는데요. 핸드폰 A/S를 하니까 자기도 핸드폰 A/S가 안 된다고 제 업무지에 와서 꼬장을, 행패를 부리고 갔어요, 책임자라는 사람들이...

◇ 김현정> 그런 감정적인 부분까지 섞이면서 결국은 차에다가 항의의 플래카드를 붙이고 다녀야 될 정도로 이런 상황이 됐군요. 어떤 심정인지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오늘 말씀 들어야겠네요. 고맙습니다.


산타페DM 누수 현상의 피해자 가운데 한 분을 먼저 연결해 봤습니다. 이제 전문가 의견도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대림대학교 자동차과 김필수 교수 연결을 해 보죠.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공학과 교수 (자료사진)
◇ 김현정> 무상수리와 리콜의 차이는 뭔가, 저는 그것부터 궁금하네요?

◆ 김필수> 사실 법적으로는 편의장치가 고장 났을 때 해 주는 방법이 무상수리고요.

◇ 김현정> 예를 들어서 내비게이션 이런 거요?

◆ 김필수> 그렇죠. 내비게이션이나 문이 열리고 닫히는 부분에 문제가 있다든지, 안전에 직접적인 영향이 없는 부분들을 보통 무상수리라고 하고요. 안전장치다 그러면 리콜을 말합니다. 리콜도 자발적 리콜하고 강제적 리콜 두 가지가 있는데요. 일단 무상수리는 소극적인 방식이고, 리콜은 적극적인 방식이다. 그리고 편의장치와 안전장치라고 얘기를 해 놨지만 요사이에는 이 두 가지가 혼재된 부분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겠네요. 편의장치냐, 안전장치냐. 그 중간쯤에 있는 것들이 꽤 많잖아요?

◆ 김필수> 맞습니다. 그러다가 편의장치가 안전장치로 사용을 하면서 변하기도 하기 때문에요. 이런 부분들이 아까 말씀드린 적극적인 사고방식을 메이커에서 갖기 때문에 선진국에서는 리콜 자체를 거의 대부분 하고, 무상수리 개념은 거의 없다고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무상수리는 그냥 해 주면 되지만, 리콜일 경우에는 공식적으로 사과문 게재하고 다 가져와라 고지를 다 해야 된다면서요?

◆ 김필수> 맞습니다. 개념이 완전히 틀립니다. 무상수리는 자동차 소비자들한테.. 그러니까 실제로 고장 나서 직영점이면 직영점에 와서 고치기 전까지는 통보를 안 해도 됩니다. 결함 사실을 알릴 필요가 없다는 얘기죠. 그러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전체 비용 중에서 나가는 비용이 그렇게 없다는 거죠.

◇ 김현정> 고장난 차들이 오면 ‘아, 이거 이래서 고장난 거예요.’ 하면서 무상수리 해 주면 되는 거군요?

◆ 김필수> 맞습니다. 공지사실도 필요 없고요. 그러다 보니까 그런 공지하는 부분이 없기 때문에 브랜드이미지도 떨어지지 않고.

◇ 김현정> 리콜을 한다면 공식적으로 신문에 게재 하고, 이런 식으로 해야 되는 건가요?

◆ 김필수> 그렇습니다. 공지를 해야 되고요. 반드시 공지를 해서 그 안내문을 자동차 소비자에게 모두 다 발송까지 해야 됩니다.

◇ 김현정> 그것이 기업에게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거군요?

◆ 김필수> 맞습니다. 비용도 많이 나가고 이미지 타격을 줄 수 있다, 이렇게 생각을 하는 거죠.

◇ 김현정> 지금 산타페DM 같은 경우에는 누수라는 걸 회사가 인정 했는데, ‘무상수리까지만’ 결정을 했어요. 그러자 소비자들이 ‘이건 리콜까지 해야 된다’ 라고 합니다. 물 새는 거는 편의장치입니까, 안전장치입니까?

◆ 김필수> 이 부분은 안전장치까지 갈 수도 있습니다. 요새는 전기전자장치가 30%이기 때문에 물 자체가 흘러들어가서 이러한 장치에 영향을 주게 되면 실제로 어떤 고장을 일으킨다든지, 또 안전에 영향을 줄 수도 있기 때문에. 실제로 비슷한 사례 자체가 미국 같은 선진국에서는 리콜로 모두 다 시행 하는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 김현정> 브레이크나 이런 고장이 아닌데도, 트렁크에 물새는 것도 전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말씀이세요?

◆ 김필수> 그럼요. 실질적으로 똑같은 누수나 소음이라든지, 이런 사례에 의해서 실제로.. 도어 창문으로 빗물이 들어옴으로 인해서 리콜한 부분들이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많이 있습니다. 꼭 우리나라에서만 이렇게 무상수리라든지, 적당히 때우려는 것은 많은 부분에서 상당히 심각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김현정> 산타페DM 이 차는 미국으로도 수출할 거 아니에요. 그런데 어떻게 거기에서는 누수 현상이 안 일어나고, 우리나라 차에서만 이런 현상이 일어나나요?

◆ 김필수> 물론 차이는 있습니다. 글로벌 생산을 하다 보니까 부품 자체도 글로벌로 공급을 해 줍니다. 우리가 일명 ‘글로벌 소싱’ 이라고 해 주는데요. 그러다 보니까 국내에서 생산하고, 또 미국에서 생산한다든지. 똑같은 차라 하더라도 시스템이 다르거나 부품이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똑같은 사례에 대해서 적용하는 이중 잣대에 대한 부분은 분명히 시정을 해야 된다고 봅니다.

◇ 김현정> 이중 잣대, 바로 그 부분에서 소비자들이 지금 화를 내고 있는 건데요. 미국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으면 현대차가 다 전체 리콜을 해 줬을 거다, 이 말씀이군요?

◆ 김필수> 그런 사례도 많이 있고요.

◇ 김현정> 이번 경우도 그랬을 거라고 보세요?

◆ 김필수> 그렇습니다. 당연히 그렇게 했고요. 비슷한 도어 창문 빗물 결함이라든지, 누수에 대한 부분들은 모두 다 리콜을 해 줬다, 이렇게 볼 수가 있고요. 가장 큰 건 역시 도로교통안전청 같은 미국 공공기관이 소비자 중심으로 생각을 합니다. 이런 사건이 한두 건만 생기게 되더라도 미국 정부기관이 직접 움직여서 조사에 들어가기 때문에 메이커 입장에서는 심각한 브랜드 타격을 받고, 또 판매율까지 저감될 수 있는 부분이 있으니까 한두 건만 생기더라도 바로 리콜을 해 주거나 보상을 해 주는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더더욱 우리는 리콜을 안 하고 무상수리를 많이 해 준다고 그러는데요. 방법에 대한 부분들도 미국은 징벌적 보상이고, 우리나라는 보상적 보상입니다.

◇ 김현정>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 김필수> 신차에 문제가 생기게 되면 신차 소유자는 스트레스를 엄청 받죠. 일생동안 신차를 사서 4번이나 5번 바꾸는데, 이 새 차가 헌 차가 되는 거죠. 집에 물 새게 되면 헌 집이 되거든요. 그렇게 되면 감가상각 필요하죠. 정신적 피해도 많이 생기죠. 그리고 이것으로 인해서 출퇴근에도 영향을 받죠. 이런 경우에 미국 같은 경우는 금전적 보상까지 해 줍니다.

◇ 김현정> 차 고치고, 차 교환해 주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금전적인 보상까지.

◆ 김필수> 그렇습니다. 그런 것이 징벌적 보상인데.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징벌적 보상이 아니라 보상적 보상입니다. 거기에다가 리콜도 아니고 무상수리가 많기 때문에 일명 ‘소비자가 봉이다’ 이렇게 얘기하기도 하고, 심각한 경우에는 ‘마루타’ 이런 얘기도 합니다.

◇ 김현정> 그럼 우리 정부는 왜 미국만큼 적극적으로 소비자 입장에서 생각을 안 할까요?

◆ 김필수> 좀 바뀌어야 된다는 것이죠. 사실 우리나라가 경제발전을 추진하다 보니까 자동차 관련법이나 이런 것들이 제작자 중심으로 돼 있는 게 사실입니다. 소비자 배려가 부족했다는 거죠.

◇ 김현정> 기업을 키워야 된다, 워낙 우리가 이런 데에 길들여져 있기 때문에?

◆ 김필수> 맞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몇 십년 동안 전체적인 중심도 그렇고, 리콜에 대한 개념도 그렇고요. 판단 자체도 제작자 중심으로 늑장부리는 경우도 상당히 많이 있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안전에 직접, 생명에 직접 영향을 받음에도 불구하고 늑장부린다든지 이런 부분이 결국 무상수리로 인해서.. 즉, 개인적 재산에 대한 피해들이 상당히 많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이제 수입차들이 막 쏟아져 들어오잖아요. 이런데 우리나라 차가 변하지 않으면, 소비자 불만에 대한 해결이 변하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봤을 때 굉장한 타격 아닌가요?

◆ 김필수> 맞습니다. 그래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사실 수입차 자체가 조금씩 늘어나는 것은 그리 나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메이커끼리 경쟁을 하면서 서비스 기간이 늘어나고요. 결국은 소비자 배려에 대한 부분이 늘어날 수밖에 없거든요. 특히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말씀드린 대로 법적 체계나 어떤 판단에 대한 부분들이 아직도 제작자 중심으로 많이 돼 있고요. 또 중요한 것은 국내에서 관련 공공기관이 유일하게 ‘한국소비자원’ 밖에 없는데요. 소비자원에서 판례가 나오더라도 권고 이상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안 하면 그만입니다. 그래서 좀 더 강력한 권한을 부여 해 주고, 또 소비자단체도 전문화돼서 좀 더 목소리를 주도 하고 반영할 필요가 있다. 분명히 말씀드릴 수가 있습니다.

◇ 김현정> 비단 산타페DM만의 문제는 아닐 것 같고, 자동차를 가지고 계신 모든 분들이라면 관심 있는 부분이라서 오늘 꼼꼼히 짚어봤습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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