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의점 매출 40%이상…'사활' 달린 담배판매권
이에 따라 담배를 취급할 수 있는 '담배 판매권' 획득은 편의점 운영에 사활이 걸린 문제다.
법률상 담배 판매권은 같은 장소라고 해도 점주가 바뀔 경우 승계가 되지 않는다. 관할 지자체에 이전 소유자가 '폐업 신고'를 하면 1주일간 공고를 통해 소매인지정신청서를 받게 된다.
사활이 달린 문제이기 때문에 획득 경쟁도 치열하다. 보통 여러 사람이 신청하게 되며, 이럴 경우 지자체는 공개추첨을 통해 선정하도록 담배사업법에 규정돼 있다.
불확실성이 높은 추첨 탓에, 담배 판매권을 확보하지 못하면 매출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는 편의점 프랜차이즈 입장에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특히 현행법상 담배 판매권은 실제로 담배를 판매하는 자에게만 주어지기 때문에 점주가 자주 바뀌는 편의점 특성상 불법의 온상이 되고 있다.
한 편의점 업주는 "아무리 목이 좋아도 담배를 못 팔면 100만 원 팔 매출도 30만 원밖에 못 판다"며 "이 탓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 세븐일레븐 측 "공무원이나 경쟁자에 돈 찔러주면 돼"
CBS노컷뉴스가 단독으로 입수한 녹취록에는 세븐일레븐 측이 한 가맹점주와 매장을 양도·양수하는 과정에서 담배 판매권을 취득하기 위해 벌이는 불법적인 수법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세븐일레븐의 한 지역 담당자는 점주와의 교섭에서 "담배 판매권을 우리가 다시 얻지 못하면 매장을 양수할 수 없다"며 "계약서에 이런 조건이 들어가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에 대해 가맹점주 A 씨가 "담배 판매권을 빼앗길 가능성이 80% 이상이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며 버티자, 지역 담당자는 반드시 담배판매권을 취득할 수 있는 불법적인 수법들을 쏟아냈다.
이 담당자는 "(신청 과정에서 다른 곳의) 경합이 들어오면 찾아가서 돈을 찔러줘서라도 한다"며 "회사로서는 점포를 키핑(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모든 노력을 다한다"고 공언했다.
또 다른 직원은 "(경합이) 들어오면 (당사자를) 만나서 돈을 넣어서 폐업시킬 것"이라고 이를 재확인했다.
심지어 공무원을 매수하겠다는 발언까지 나왔다. 지역 담당자는 "담당공무원 매수를 해서 경쟁 신청자가 누군지 확인할 것"이라며 "담배 판매권을 따기 전에 (돈을) 주면 싸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권리를 빼앗기기 전에 매수를 하면 돈이 적게 든다는 대목에서 이런 행위가 한두 번 이뤄진 게 아니라는 점이 드러난다.
같은 자리에 세븐일레븐 측의 법무담당 직원도 배석했지만, 이런 불법 행위 발언이 오가는 가운데서도 특별한 제지를 하지 않았다.
담배 판매권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이런 행태에 대해 "담배 판매권을 신청한 명단은 개인정보 차원에서 공개하면 안 되는데 알려준다는 소문이 그동안 파다했다"고 증언했다.
또 "대기업 자체가 로비력이 있고 담당 공무원은 정해져 있다 보니 결탁했다는 말이 들리는데 확증을 잡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