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잡은 이승현 "경희대 승리에 자극받아"

고려대 이승현(사진 가운데)이 멋진 플레이를 선보인 뒤 동료들의 손을 잡고 일어서고 있다 (사진 제공/KBL)
지난 해까지 2년 연속 대학 무대를 평정한 경희대를 비롯해 고려대와 연세대는 현재 대학농구 3강으로 통한다. 프로-아마농구 최강전에서 연세대는 프로의 벽을 넘지 못했지만 경희대는 대학 챔피언답게 전주 KCC를 잡고 생존에 성공했다.

경희대의 승전보는 17일 오후 잠실학생체육관에서 고양 오리온스를 상대한 안암골 호랑이들의 승부욕을 자극했다.

고려대의 패기 앞에 오리온스가 무릎을 꿇었다. 고려대가 89-82로 승리, 프로-아마 최강전 8강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15점 10리바운드를 올리며 팀 승리를 이끈 3학년 포워드 이승현은 "경희대가 잘하는 모습을 보고 자극을 받아 꼭 이겨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이승현과 함께 골밑을 장악하며 23점 12리바운드 4블록슛을 보탠 1학년 센터 이종현 역시 "대표팀에서 함께 있었던 (경희대의) 김종규 형과 김민구 형이 잘해 부담이 없잖아 있었다"며 경희대의 승리가 분발의 계기가 됐다고 인정했다.

이승현과 이종현의 높이는 어마어마했다. 고려대는 리바운드 싸움에서 42-29로 압도했다. 오리온스는 혀를 내둘렀다.


추일승 오리온스 감독은 "고려대가 제공권에서 경기를 지배했다. 특히 이승현과 이종현이 골밑을 지배했다"고 아쉬워 했다. 최진수가 부상으로 결장한 가운데 202cm 센터 김승원을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빅맨이 없는 오리온스로서는 고전이 불가피했다.

고려대가 선보인 예상 밖의 공격 패턴도 오리온스를 당황케 했다. 평소 3점슛을 잘 던지지 않았던 이승현은 이날 3개를 시도해 2개를 림에 꽂았다. 추일승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당혹스러웠다는 듯 미소를 지으며 "걔는 왜 그러는거야"라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적잖은 프로농구 감독들은 이승현의 잠재력이 올해 신인드래프트 1순위 후보로 손꼽히는 경희대 김종규나 작년 1순위였던 장재석(부산 KT)에 뒤지지 않는다고 보고있다. 내년 1순위 지명이 유력하다. 끊임없이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이승현은 "프로와의 경기를 통해 많이 배우려고 한다"며 "프로 선배들을 상대할 때 찬스를 잡고 슛을 던지는 것은 자신이 있다. 앞으로 코트 밸런스를 잡고 내외곽을 모두 돌아다닐 수 있도록 더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첫 관문을 통과한 고려대는 오는 19일 오후 4시 KT와 8강전을 치른다. 지난 해 프로-아마 최강전에서 맞붙었던 두 팀이다. 그 때는 KT가 웃었다.

이승현은 "작년에는 계속 끌려가다 허무하게 졌다. 동계 훈련 때부터 (이)종현이와 호흡을 많이 맞췄기 때문에 작년보다는 자신이 있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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