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용판, 그날 오후 5시에 점심 밥값 치러" 압박

모종의 대책회의 가능성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가정보원 댓글의혹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청문회에 증인으로 참석, 물을 마시고 있다. 윤성호기자
16일 국정원 국정조사 청문회장에서는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의 지난해 12월15일 행적에 대한 새로운 의혹이 제기됐다. 김 전 청장이 '심야 수사발표' 전날인 이날 누군가와 오찬을 하면서 수사 은폐 등을 모의했을 것이란 얘기다.

민주당 김민기 의원은 "업무일지에는 12월15일 점심을 서울경찰청 정보부장·과장 및 직원들 15명과 28만원어치 먹었다고 돼 있지만 사실과 다르다"며 "정보부 직원들에게 공식적으로 다 물어봤는데 김 전 청장과 점심식사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누구와 식사했느냐"고 질의했다.

김 전 청장은 이에 대해 "그날 저녁은 구로서 직원들과 먹었지만 점심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면서 "업무추진비는 수행하는 비서가 정리하고 있어 그렇게 기록된 경위는 잘 모른다"고 답했다.

"저녁식사는 기억하면서 점심은 기억을 못하느냐"는 김 의원의 지적에 김 전 청장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수차례 반복했다.


김 의원은 그러자 "이 점심은 특별하다. 밥값 결제가 오후 5시에 이뤄졌다"며 "매우 중요한 회의를 했다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15일 오전 김 전 청장은 중요한 수사상의 보고를 받는다. 국정원 여직원 김모씨의 컴퓨터에서 아이디와 닉네임 수십개, 오늘의 유머 사이트 등 접속기록 수만건 및 '우수 게시물 만드는 방법' 등이 기록된 텍스트 파일이 발견됐다는 내용이었다.

김 전 청장이 당일 오전 여직원 김씨의 중요 혐의사실을 파악한 뒤, '누군가'와 점심식사를 하면서 대책회의를 했을 것이라는 게 김 의원의 판단이다.

이 다음날인 12월16일은 대선 마지막 TV토론이 있던 날이고, 김무성 당시 박근혜캠프 총괄선대본부장이 기자들과 오찬에서 '댓글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힌 날이자, 경찰이 밤 11시 같은 내용의 수사결과 발표를 한 날이다.

김 의원은 또 "12월15일은 토요일이었음에도 국정원 여직원 김모씨가 요구한 112신고 녹음기록을 경찰이 바로 내줬다. 통상 6.5일이 걸리는 일"이라며 "이틀 뒤인 12월17일 문제의 112녹음내용이 바로 방송에 나갔고 새누리당 유세차에서도 틀었다. 제2의 공작의 의심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전 청장은 "그날 손을 다쳤기 때문에 저녁을 누구와 먹었는지는 기억나지만 점심식사는 누구와 했는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며 "모의를 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의혹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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