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문제 전문가인 박한식 석좌교수는 15일 "지난 14일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을 만나 그의 방북 관련 문제를 논의했지만 아직 결론이 난 상황은 아니라"며 자유아시아방송에 이같이 말했다.
박 석좌교수는 "카터 전 대통령이 북한에 가는 것이 바람직한지, 가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또 방북을 위해선 미국과 북한 정부에서 어떤 전제 조건이 있는지 광범위하게 토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카터 전 대통령이 앞으로 방북하게 된다면 북한의 최고 책임자인 김정은 제1비서와 만나 미북 관계 개선과 관련해 실질적인 토론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미북 간에 좀 더 깊고 넓은 차원에서 관계를 논하고 앞으로 관계개선 등에 대해 카터 전 대통령 자신이 공헌할 수 있다고 판단되면 북한에 갈 것"으로 전망했다.
또 "카터 전 대통령 측 입장에서 북한에 억류 중인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 씨의 석방보다는 미북 간 대화 재개의 단초가 되는 계기를 마련하는 측면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과거 미국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방북했을 당시에는 미국의 여기자 2명의 석방이 주목적이었지만 카터 전 대통령의 경우는 그와 다르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카터 전 대통령이 북한 측의 초청장을 받은 상태라면서 이는 북한이 묵시적으로 카터 전 대통령이 방북하면 배 씨는 풀어줄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앞서 미국 정부는 배 씨에 대한 사면을 정식으로 북한 당국에 요청하는 절차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카터 전 대통령이 개인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한다고 말해도 미국의 전직 대통령은 민간인이 아닌 공인이라면서 미국 국무부와 백악관이 그의 방북 문제에 개입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정부가 아직 결론을 내리지 않은 상황으로 안다"면서 "미국과 북한 정부 사이에 대화가 열리기 힘든 현 상황에서 카터 전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한다면 미북관계 개선의 물꼬를 틀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북한은 최근 현재 억류돼 있는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 씨의 석방과 관련해 미국과의 대화를 꾸준히 요구하고 있다.
한편 "박 교수는 남북한이 개성공단 재가동에 합의한 것을 크게 환영한다"면서 "앞으로 남북 이산가족 상봉도 원활히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박근혜 한국 대통령이 제안한 DMZ 평화공원 문제는 미국과 유엔사령부까지 관련이 있어 조금 복잡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