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현에게 2013년은 악몽이었다. 39경기에 등판해 4승2패, 9홀드를 올렸지만 평균자책점이 무려 3.89였다. 2003년 이후 단 한 차례도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적이 없었고, 지난해에도 28⅓이닝 2실점으로 평균자책점 0.64를 기록했던 정대현에게는 그야말로 악몽 같은 수치다.
롯데의 마무리로서 시즌을 시작했지만 계속된 부진으로 마무리 자리에서 내려왔다. 셋업맨 역할을 맡았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 2군까지 오가면서 자존심도 많이 상했다.
하지만 최근 연이은 호투로 부활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롯데 김시진 감독은 13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정대현이 최근 괜찮다"면서 "정상적으로 이기는 상황에 등판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계속된 부진에도 끝까지 믿었던 정대현에 대한 강한 신뢰였다.
일단 정대현의 최근 페이스가 좋다. 후반기 7경기에 등판해 4홀드, 평균자책점 1.29를 기록 중이다. 마무리 김성배에게 편안하게 마운드를 넘겨주고 있다.
45승2무42패로 4위 넥센에 2경기차 뒤진 5위 롯데에게는 정대현의 부활이 포스트시즌으로 가는 열쇠 중 하나다. 정대현이 필승조로서 부활한다면 이길 수 있는 경기를 확실히 잡을 수 있다. 롯데가 6월 가파른 상승세를 탔을 때도 정대현이 제 몫을 해줬다.
특히 롯데는 쉐인 유먼(11승)과 크리스 옥스프링(9승), 송승준(6승) 만이 선발 로테이션에서 제대로 버텨주고 있다. 나머지 두 자리에 다양한 선수들을 세웠지만 불안했다. 덕분에 불펜에도 과부하가 걸린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정대현이 제 컨디션을 찾는다면 불펜 과부하도 피할 수 있다.
이래저래 정대현의 완벽한 부활이 절실한 롯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