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맥주가 식약처에 제출한 지난 7월 말까지의 '회수 실적 보고'를 보면, 문제가 된 OB골든라거는 모두 652.5㎘가 유통·판매돼 이 가운데 342.95㎘만이 회수됐다. 특히 생맥주는 346.44㎘가 유통·판매됐지만 회수량은 118.5㎘에 불과했다.
66%인 227.94㎘가 시중에서 소비된 것으로 500㏄잔을 기준으로 45만잔이 넘는다.
가성소다는 맥주에 사용이 금지된 식품첨가물이다. 혼입된 가성소다는 희석된 수산화나트륨으로 흔히 양잿물로 불린다.
OB맥주 측은 "병이나 캔과 달리 유통경로가 짧은 생맥주는 대부분 2주 안에 소비가 된다"고 설명하면서 "인체에는 무해하다고 식약처 인증기관에서 확인됐다. 도의적으로 죄송하고 책임을 느끼지만 보상할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한 식약처의 조처도 국회 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문제가 된 맥주에 대해 식약처는 지난달 15일 검사를 통해 나트륨이 맥주 ℓ당 4ppm이 포함돼 있다고 자체 확인하기 전까지 나흘 동안 리콜여부를 OB맥주 측이 판단하도록 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맥주를 발효하면 유기산이 생성되는데 PH농도를 봤을 때 최종 제품에는 중화가 됐다고 판단했다"며 "인체에 해롭지 않아서 판매금지 조치 등을 할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OB맥주 측도 "식약처가 강제 회수 대상은 아니다고 했다"면서 "우리가 자체 판단해 회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식약처의 이같은 조처는 지난 2011년 3월 가성소다가 혼입된 것으로 알려진 독일산 생맥주 2종에 대해서는 유통·판매금지 조치를 취했던 비슷한 사건과 대조적이다.
당시 문제가 됐던 독일산 맥주는 초기에 유해정보가 유럽식품조기경보시스템에서 수산화나트륨이 얼마나, 어떻게 들어갔는지 확인되지 않았지만 리콜과 판매금지 조치가 됐었다는 게 또다른 식약처 관계자의 설명이다.
앞서 OB맥주는 발효조 탱크를 세척하는 과정에서 빈 발효조와 발효중인 맥주가 들어있는 발효조를 착각해 배관을 잘못 연결하는 바람에 수산화나트륨이 혼입됐다며 지난달 12일 자진 회수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미 지난 6월 초 이같은 사실을 알고도 한 달여 가까이 공장 측이 감춰온 것으로 드러나면서 물의를 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