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아웃', 즉 대정전이 우려되는 살얼음판 전력 상황이 연일 계속되고 있습니다.
폭염 탓도 있지만, 발전소들의 잇따른 고장과 위조 부품을 사용한 원전들의 무더기 가동 중단이 '전력 대란' 주원인으로 꼽히는데요.
그런데 문제는 "전력 수급이 위기 상황"이라며 무책임하게 국민에게 절전만 호소하는 상황이 매년 여름철, 겨울철마다 되풀이되고 있다는 겁니다.
절전은 해야겠지만, 언제까지 '절전 타령'만 할 건지, 대책 없는 정부의 에너지 대책이 올여름을 더 덥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오늘의 주요 뉴습니다.>
▶ 계속되는 폭염으로 오늘과 내일도 전력 수급 위기 상황이 예상됩니다.
▶ 정부가 중산층의 반발을 불러온 세제 개편안을 결국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습니다.
중산층 기준이 상향 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 검찰이 전두환 전 대통령 처남 이창석 씨를 어제 소환 조사한 데 이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기로 했습니다.
▶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 재판 중이라는 이유로 출석을 거부할 것으로 보여 국정원 국정조사 청문회 파행이 예상됩니다.
▶ 오늘 서울의 낮 기온이 33도, 남부 지방은 최고 38도까지 오르면서 폭염특보가 이어지겠습니다.
<오늘도 '전력 대란' 우려>
그렇지만 오늘과 내일도 폭염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전력 대란 우려가 여전할 것으로 보입니다.
민간 부분 긴급절전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탭니다.
보도에 이용문 기잡니다.
= 어제 전력수요가 가장 많았던 때는 오후 3시로, 예비전력이 440만kW까지 떨어졌습니다.
오전 11시쯤 발령된 전력수급경보 '준비' 단계는 오후 7시쯤 해제됐습니다.
공공기관은 하루종일 냉방기를 돌리지 않았고, 실내등도 모두 껐습니다.
정부가 강도 높은 수요관리에 들어간 겁니다.
산업계도 조업 조정을 통해 150만kW를 줄였고, 일반 가정도 냉방기 가동을 자제하는 등 전국이 함께 움직였습니다.
오늘도 사정은 비슷할 것으로 보입니다.
예비전력은 어제 예상보다 낮은 156만kW로 전망됩니다.
이렇게 되면 공공기관에는 강제단전이 시행될 수 있고, 전기를 많이 쓰는 공장을 중심으로 긴급절전이 시행될 수 있습니다.
긴급절전은 기업이 한전과 맺은 계약에 따라 전기 사용을 줄이면 보상금을 주는 제돕니다.
한전은 가능하면 이렇게는 하지 않을 계획이지만, 돌발사태가 생길 때는 이런 상황도 피할 수 없습니다.
<세제 개편안, 발표 나흘 만에 원점 재검토>
세 부담이 늘어나는 중산층 기준이 상향 조정되고, 대신 고소득자 부담이 더 늘어날 걸로 보입니다.
장규석 기자의 보돕니다.
=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결국 거센 조세 저항에 백기 투항했습니다.
"국민께 걱정 끼쳐 안타깝다. 세법 전반을 원점에서 검토하겠다"
어제 대통령의 원점 재검토 발언에 이은 부총리의 공식 발표에 따라 기존 세제 개편안은 상당 부분 수정이 불가피해졌습니다.
기존에 3,450만 원으로 설정된 세 부담 증가 기준선은 상향 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없지만, 정부는 중산층 부담을 경감시키는 대신 고소득층에게 더 걷겠다는 방향은 분명히 했습니다.
하지만 민주당이 주장하는 최고세율 과표 구간 하향 조정 등은 검토하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결국, 명목상 '증세 불가' 원칙은 그대로 두면서 중산층 세 부담은 줄이고, 동시에 재원까지 마련해야 하는 복잡한 숙제를 풀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일단 5,000만 원 이하 소득자의 소득공제율을 높여주거나 세액공제율 차등 적용 방안 등이 검토될 걸로 보입니다.
정부는 민심 수습을 위해 이른 시일 내에 수정안을 내놓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세제 개편안 번복은 박근혜 정부가 세금 정책에 관한 국민 신뢰를 잃었다는 점에서 뼈아픈 실책으로 기록될 전망입니다.
<인사 실패 교훈 제대로 새기지 못한 박 대통령>
그러나 반대가 뻔히 예상된 사안을 밀어붙임으로써 인사 실패의 교훈을 제대로 새기지 못했다는 지적입니다.
안성용 기잡니다.
= '봉급생활자를 봉으로 보는 세제 개편안', 이른바 '봉봉세'에 대한 비판이 높아지자 박 대통령이 발표 나흘 만에 재검토를 지시했습니다.
세제 개편안의 큰 틀은 맞지만,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 서민과 중산층의 가벼운 지갑을 다시 얇게 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입니다.
박 대통령 지시로 당·정이 오늘 세제 개편안 수정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이번 세제 개편안 파동을 통해 박근혜 정부의 불통이 또다시 도마에 오르게 됐습니다.
박 대통령이 여론에 등을 떠밀려 마지못해 물러섰던 새 정부 출범 초기 인사 실패와 같은 상황을 반복하지 않게 된 것은 그나마 다행입니다.
그러나 여론의 반발을 뻔히 예상했으면서도 세제 개편안을 발표한 데 비판론이 비등합니다.
특히 개정안을 주도한 현오석 경제부총리와 이를 막후에서 지휘했을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이 비판의 초점이 되고 있습니다.
박 대통령이 어제 공직기강 확립을 강조하면서 "먼저 청와대가 모범이 돼야 한다"고 말한 것도 세제 개편안 후퇴를 결정하면서 나왔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세금이 안 걷힌다… 세수 3년 만에 최저>
▶ 올해 상반기 걷은 세금이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상반기 세수 실적은 92조 2,0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3%, 9조 4,000억 원이 덜 걷혔습니다.
세수 감소는 법인세와 부가세에서 두드러져 두 세목 세수 부족이 총 감소액의 3분의 2를 차지했습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법인세 실적 부진은 법인세율 인하와 경기 악화 탓"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검찰, 전두환 처남 이창석에 사전구속영장>
▶ 어제 전두환 전 대통령 처남 이창석 씨를 소환해 15시간 가까이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인 검찰이 이 씨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기로 방침을 정했습니다.
보도에 김수영 기잡니다.
= 검찰이 전두환 전 대통령 처남 이창석 씨에 대해 조세포탈 혐의 등으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기로 했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이 씨를 한 차례 더 조사할지 확정은 안 됐지만, 영장은 청구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이 씨는 경기도 오산 양산동 일대 땅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전 전 대통령 차남 재용 씨가 양도소득세를 탈루할 수 있도록 도운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씨는 2008년 오산 땅 일부를 재용 씨에게 매각했고 이후 재용 씨는 이 땅을 건설업체 '엔피엔지니어링'에 되팔았지만, 등기부상에는 재용 씨가 빠진 채 이 씨가 직접 엔피엔지니어링에 판 것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재용 씨는 공시지가의 10분의 1수준에 땅을 사들인 뒤 되팔아 무려 700억 원 이상 차익을 내고도 양도세를 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이 씨에게 땅을 산 엔피엔지니어링 역시 같은 수법으로 거액의 양도세를 탈루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검찰은 이 같은 세금 포탈 과정에서 모종의 거래를 통해 이 씨가 재용 씨 등을 적극적으로 도운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이 씨는 재용 씨에게 부동산을 넘긴 뒤 소유권 이전을 하지 않아 부동산실명제법을 위반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검찰은 조만간 재용 씨도 불러 조세 포탈과 부동산실명제법 위반 혐의 등을 조사할 방침입니다.
<원세훈·김용판 뻗대기로 국정원 국정조사 또 파행 우려>
▶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 재판 중이라는 이유로 국정원 국정조사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파행이 예상됩니다.
최인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 억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수감 중인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어제 자신의 변호인을 통해 오는 14일로 예정된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다른 핵심 증인인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도 청문회가 열리는 시간이 자신의 재판준비기일과 겹쳐 참석할 수 없다는 내용의 불출석사유서를 어제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그러자 국정조사 특위 민주당 간사인 정청래 의원은 강하게 반박했습니다.
야당은 특히 원세훈 전 원장과 김용판 전 청장은 국정조사 핵심 관련자라면서 14일에 출석하지 않는다면 당일 동행명령장을 발부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이어 16일에 청문회를 열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현재 여야가 합의한 청문회 일정인 14일, 19일, 21일 외에 새로운 하루를 추가로 정해야 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당사자들이 적극적으로 불출석 의사를 밝힘에 따라 자신의 재판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거나, 출석하더라도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야당은 두 사람이 출석하지 않으면 국정조사가 사실상 의미 없다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어 결국 국정조사 파행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옵니다.
<'한국사 수능 필수' 여부 다음 주 발표>
교육부와 새누리당은 어제 당정협의를 열어 역사교육 강화 방안을 논의했지만, 한국사 수능 필수화 여부는 결론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당정은 한국사 대입 연계 방안 4가지에 관한 여론을 수렴해 오는 21일 대입전형간소화 방안 발표 때 그 결과를 밝히기로 했습니다.
<신문으로 보는 세상, '아침 신문 읽기' 이희진 기잡니다.>
▶ 정부 세제 개편안 파동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휘청거리는 분위기네요.
=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봉봉세' 즉, '봉급생활자를 봉으로 아는 세제 개편안'이라는 비난이 빗발치고 있는 세제 개편안 '원점 재검토'를 지시했죠.
이를 조선일보가 <나흘 만에 되돌려진 '7개월 작품'>이라고 1면 톱으로 비아냥댔습니다.
국민일보는 역시 1면 톱으로 <여론 역풍에… 朴, 정책 첫 U턴>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중앙일보 1면 톱은 <중산층 달래기 회군… 리더십 시험대>인데, 집권 초 '엉망진창'이라는 혹평을 받았던 인사 문제로 시험대에 올랐던 박 대통령이 또 시험대에 오른 모양이네요.
▶ 이러다 보니 현오석 경제부총리와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이 궁지로 몰리고 있군요.
= 이번 세제 개편안 마련을 총 지휘한 현오석 경제부총리 또한 임명 당시 '감이 아니'라는 거세 반대 여론이 있었지만, 박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한 인사 중 하나였죠.
조원동 경제수석은 상황의 심각성을 몰랐던지 황당한 '거위 깃털' 발언으로 여론을 악화시켰습니다.
동아일보는 5면 헤드라인을 <힘 실어주자마자 대형 사고… '위기의 남자' 현오석-조원동>으로 뽑았습니다.
경향신문은 1면 톱에 <여당 내부서도 현오석ㆍ조원동 책임론>을 올렸네요.
▶ 여당도 처음에는 정부 세제 개편안을 수용하기로 했잖습니까?
= 한겨레가 3면에 <당정협의 해놓고… 새누리, 은근슬쩍 '여론 묻어가기'>라는 기사를 실어 여당의 '손바닥 뒤집기' 행태를 비판했습니다.
조선일보도 4면 헤드라인을 <180도 바뀐 與 "정부가 증세 말장난"…>이라고 뽑았는데 새누리당도 "증세가 아니"라고 정부 말장난에 맞장구를 쳤었죠.
그런데 정부가 세제 개편안을 발표하기 전에 분명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를 하고 재가를 받았을 텐데 "원점 재검토하라"는 박 대통령도 너무 남의 말 하듯 하는 거 아닌가요?
▶ 이번 세제 개편안 파동을 계기로 '증세 불가피론'도 부각되고 있는 거 같은데요.
= 소위 보수, 진보를 가리지 않고 주요 신문 대부분이 "복지 확대를 위해서는 증세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조선과 경향 3면 헤드라인은 공교롭게도 <증세 없는 복지는 모순>으로 같고, 중앙일보는 4면에 "증세가 불가피하다"는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 인터뷰를 크게 실었습니다.
어제부터 신문 발행이 정상화한 한국일보 1면 톱은 <증세 논란 솔직하게 풀자>입니다.
봉급생활자 유리지갑만 탈탈 터는 게 아니라 더 많이 버는 사람에겐 더 많이 걷어 복지를 확대하고, 그 혜택을 너나없이 골고루 누리게 하는 증세라면 누가 반대를 하겠습니까?
▶ 카카오톡 경영진이 미국 사정 당국 조사를 받았다고요?
= 한국일보 1면 기산데요,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등 경영진 3명이 미 연방수사국(FBI) 등으로 이뤄진 합동수사반 조사를 받았답니다.
재미동포 범죄 조직이 대포폰 150개를 한국으로 밀수출하는 과정에 카카오 경영진이 연루된 경위 등이 조사 내용이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미국산 대포폰은 세계 여러 지역에서 통신이 가능하고 국제통신을 해도 신분이나 통신 추적이 어려워 정·재계 인사들이 선호한다네요.
미 사정 당국은 김 의장 등에 재미동포 조직의 신분 도용 범죄와 이를 이용한 대포폰 밀수출을 '돕고 방조한' 혐의를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