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드라마 '굿 닥터'의 주인공 박시온은 천재성과 천진함을 동시에 가진 인물이다. 박시온은 자폐 성향과 함께 특정 영역에 천재적인 능력을 갖는 서번트 신드롬을 앓고 있다. 암기력과 공간지각능력에 독보적인 능력을 보이지만 평소엔 어린 아이같은 말투와 행동으로 모성애를 자극한다. 차윤서(문채원)가 박시온을 챙기는 이유다.
박시온을 연기하는 주원의 매력이 더해지면서 드라마의 시청률도 올라가고 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 코리아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방송된 '굿 닥터' 3회 전국 시청률은 15.3%였다.
얼마 전 종영한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서 이종석이 연기한 박수하 역시 지고지순한 순수함으로 여성들의 인기를 끌었다.
극중 박수하는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읽는 신기한 능력을 갖고 있지만, 어릴 적 받은 충격과 상처 때문에 보호하고 싶은 인물로 그려졌다. 여기에 자신을 위해 용기를 내준 '예쁜 누나' 장혜성(이보영)만 줄곧 바라보는 설정으로 누나 팬들의 판타지를 자극했다.
배우 수애도 눈여겨보고 있다는 박형식은 MBC '일밤-진짜사나이'에서 어리바리한 순수함으로 주목받았다. 낯선 환경 속에서 모든 부분이 서툴지만 이를 인정하고 열심히 하려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이같은 순수남의 급부상은 연상연하 커플이 만연해진 사회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몇 해 전 개봉한 영화 '너는 펫'은 흥행에 쓴 맛을 봤지만, 그의 변주라 할 수 있는 '너의 목소리가 들려'가 흥행하면서 이같은 주장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한 방송관계자는 "여자들이 선호하는 남성상도 흐름이 있는데, 최근엔 순수하고 귀여운 남성상이 트렌드인 것 같다"며 "여자들의 사회적인 위상도 높아지고, 연상연하 커플도 만연하다. 때문에 여자 캐릭터도 똑부러지고 털털한 성격이 더 공감받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