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절전규제 위반 '최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1일 오후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력수급상황의 심각성과 절전 동참을 국민들에게 호소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사상 최악의 전력난이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현대와 기아자동차 등 대기업들이 정부의 절전규제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5일부터 정부의 절전규제가 시작된 가운데 현대차와 기아차 등 대기업 20여곳이 절전규제를 제대로 지키지 않아 이행률이 지난 겨울철(89.4%) 대비 약 7% 낮은 83%에 머물러 있다고 11일 밝혔다.

절전규제를 지키지 않은 대기업 명단과 위반횟수를 구체적으로 공개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그만큼 전력 위기 상황이 심각하다는 의미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정부의 절전규제를 가장 많이 위반한 기업은 기아차로, 지난 5일간 진행된 절전규제 시행기간 중 기아차 광주공장의 경우 위반횟수 5일을 기록해 정부의 절전요구를 아예 따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기아차 광명공장과 광산공장은 위반횟수 4일, 오산공장은 3일을 각각 기록해 정부의 절전대책을 거의 이행하지 않았다.

현대차 전주, 아산공장도 절전규제 시행기간 5일 가운데 4일을, 울산공장도 3일을 위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도 LG화학 파주공장, LG실트론 구미2공장, S-Oil 울산공장, 하이트진로 전주공장, SK네트웍스 서울사무소 등도 위반횟수 5일을 기록했다.

S-Oil 울산공장은 지난 겨울에도 절전규제기간 35일 가운데 34일은 위반하기도 했다.

적발된 기업들은 첫날 위반은 경고 조치로 면제되고, 위반 날짜 하루당 50만원씩 부과된다.

정부가 지난 5월 말 발표한 절전규제 대책에 따라 계약전력 5천 ㎾ 이상의 전력 다소비업체들은 이달 5일부터 30일까지 하루 4시간(오전 10~11시, 오후 2~5시)씩 의무적으로 3~15%씩 전력사용량을 감축해야 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는 감축하는 것보다 과태료 내는 것이 더 낫지 않았나 생각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산업부는 "위급한 수급 상황으로 무더위에서 고통을 감내하며 절전에 동참하고 있는 대다수의 많은 국민들을 생각할 때 반드시 개선되어야 할 것"이라며 "산업부는 국가적 위기 극복을 위해 주요 대기업의 절전규제 이행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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