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농구연맹(FIBA) 관계자는 올해 아시아선수권 대회 최고의 명승부였다고 극찬했다. 다만, 한국이 승자가 되지 못했을 뿐이다.
유재학 대표팀 감독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아낌없이 박수를 건넸다.
유재학 감독은 10일 오후 필리핀 마닐라의 몰오브아시아 아레나에서 벌어진 필리핀과의 대회 4강전에서 79-86으로 패한 뒤 "마지막에 수비 집중력이 흐트러져 아쉽긴 하지만 어려운 여건 속에서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고맙다. 우리 선수들은 잘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필리핀 기자들은 이날 3점슛 5개를 포함, 27점을 몰아넣은 경희대 가드 김민구에 대한 궁금증을 참지 못하는 듯 보였다. 유재학 감독은 "어린 나이에 처음 대표팀에 뽑혀 오늘 과감하게 플레이를 잘했다"고 소개했다.
2만명 홈 관중으로 가득찬 경기장 분위기에 영향을 받았느냐는 질문에는 "아무래도 선수들이 안받았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라 답하며 수긍하는 분위기였다.
아직 세계선수권 대회로 가는 길은 닫히지 않았다. 한국은 오는 11일 대회 3,4위전에서 대만과 격돌한다. 이란과의 준결승전에서 패하고 3,4위전으로 내려온 대만을 꺾을 경우 대회 3위 자격으로 세계선수권 진출 티켓을 따게된다.
유재학 감독은 "오늘 경기를 빨리 잊고 내일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제 내 얘기는 중요하지 않다. 선수들이 스페인에 가겠다는 열망이 있으니까 잘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만과는 이미 경기를 해봤다. 준비가 되어있다. 대만이 3점슛이 좋은 팀이니까 거기에 맞춘 수비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변수는 체력이다. 이날 준결승전 순서는 이란과 대만의 경기가 먼저였고 한국과 필리핀전이 뒤늦게 열렸다. 아무래도 체력 회복은 대만이 더 유리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유재학 감독은 선수들에 대한 강한 믿음을 나타냈다. "우리 선수들이 체력 문제로 영향을 받을지 안받을지는 모르겠다. 극복해야 한다. 반드시 극복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