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밖에…" 화재보험 미가입 다중시설 과태료 '폭탄'

다중이용업소 22일까지 화재배상책임보험 가입 안하면 과태료

지난 2009년 발생한 부산 실내사격장 화재사건. (자료사진)
1999년 ‘인천 인현동 호프집 화재사건’. 사건접수부터 진화까지 23분이 걸렸지만 무려 56명이 사망한 대형참사였다.

생존자들은 “비상구가 없고 창문도 대형유리로 완전 밀폐돼 있어 순식간에 연기와 불길 속에 갇혔다. 의자와 탁자가 빽빽이 들어차 있어 수십 명이 한꺼번에 뒤엉켰다”라고 당시 사고 순간을 기억했다.

2009년 ‘부산 실내사격장 화재사건’. 불은 30분만에 꺼졌지만 인명피해는 컸다. 일본인 관광객 10명과 한국인 5명 등 15명이 이 화재로 숨졌다.

실내 사격장 특성상 총소리가 밖으로 새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창문도 하나 없이 완전히 밀폐되었고, 내부 벽면이 합판 등으로 방음장치가 되어 있어 화재 발생 5초 만에 플래시 오버 현상(실내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대류와 복사현상으로 순식간에 폭발적 화염에 휩싸이는 현상)이 일어났다.

게다가 시설이 낡고 출입구가 비좁아 희생자들이 미처 대피하지 못했다.

두 사건의 경우처럼 다중이용업소는 좁은 공간을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이용하기 때문에 화재가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지기 쉽다.

◈ 정부, 대형 인명피해 발생 쉬운 다중이용업소 배상보험 가입 의무화


이런 이유로 정부도 지난 2월 ‘다중이용업소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을 개정, 이용면적 150㎡ 이상의 다중이용업소는 이달 22일까지 화재배상책임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하도록 했다.

단, 150㎡ 이하의 업소는 의무 가입이 2015년 8월 22일까지 유예된다.

그러나 10일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전국 다중이용업소의 화재배상책임보험 의무가입률이 절반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말 기준 전국 영화관이나 음식점, 학원, 노래연습장 등 화재배상책임보험 가입대상인 다중이용업소 15만5,837곳 중 43.0%인 6만6,867곳만이 보험에 가입했다.

시·도별 가입률은 경기도가 28.5%로 가장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고, 강원도가 88.0%로 가장 높아 3배 이상 차이가 났다.

경기도에 이어 서울(32.4%), 부산(36.1%) 등 대도시들의 가입률이 저조한 편인데 반해 제주(77.3%), 전남(66.1%), 울산(62.1%), 인천(58.5%) 등은 가입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화재배상책임보험은 연간 5만∼7만원 보험료로 화재사고 시 피해자 보호 및 업주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해주는 보험제도다.

대인사고 시 사망 1억원, 부상 2,000만원, 후유장애 1억원과 대물사고 시 1억원 범위 내에서 보장받을 수 있다.

◈보험가입 안하면 과태료부터 영업정지도 당할 수 있어

하지만 책임보험에 가입하지 않으면 기간별로 30만 원에서 최고 200만 원까지 과태료가 부과되며, 과태료를 내지 않을 경우 영업정지까지 당할 수 있다.

경기도 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다중이용업소는 대형사고 위험이 큰 만큼 업주들은 화재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하고, 시설 안전 점검도 철저하게 해야 한다”며 “해당 업소 업주들은 22일까지 꼭 가입해 과태료와 같은 불이익을 당하는 일이 없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화재배상책임보험은 시중 12개 손해보험사에서 모두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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