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 9회 극적 승리, 롯데의 데자뷰?

10일(한국 시각) 아메리칸리그의 강호 탬파베이를 상대로 9회말 짜릿한 대역전 드라마를 완성한 LA 다저스. 이날 다저스는 6회까지 6점, 9회 3점 차 열세를 뒤집는 믿기지 않은 뒷심으로 7-6 승리를 거뒀다.

이날 다저스의 승리는 지난 8일 한국 프로야구 롯데의 역시 극적인 승리와 비슷한 점이 있다. 바로 전날 장거리 이동의 피로에 따라 취한 휴식이 효과를 봤다는 것이다.

▲다저스, 타격 훈련 취소…주전 대거 휴식 조치

다저스는 전날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세인트루이스 원정을 마치고 곧바로 LA로 날아왔다. 시카고 컵스전 4연승, 세인트루이스전 3승1패의 기분 좋은 원정이었다지만 피로가 남아 있을 수밖에 없었다.

반면 탬파베이는 9일 경기가 없던 데다 앞선 2연전도 LA와 같은 서부인 애리조나 원정이어서 상대적으로 피로감은 덜했을 터였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MLB.COM)의 다저스 담당 켄 거닉 기자는 "세인트루이스를 떠난 다저스 구단 비행기는 LA에 새벽 2시 40분에야 착륙했다"고 전했다.


때문에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은 이날 경기 전 타격 훈련을 취소했고, 칼 크로퍼드와 안드레 이디어, A.J. 엘리스 등 주전들을 일부 빼고 선발 명단을 짰다. 최근 상승세를 이끈 선수들의 체력적인 부분을 배려한 조치였다.

그럼에도 다저스는 집중력이 다소 떨어진 플레이가 나왔다. 거닉 기자는 "2회 탬파베이의 3득점 과정에서 다저스가 평범한 뜬공과 땅볼을 잡지 못했고 중계 플레이도 원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탬파베이 윌 마이어스의 안타는 좌익수 제리 헤어스턴 주니어와 우익수 야시엘 푸이그의 콜 사인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서였다. 이후 유격수 닉 푼토의 실책과 푸이그의 실책성 송구 등이 겹쳤다.

하지만 경기 막판 무서운 집중력을 보였다. 푸이그는 1-6으로 뒤진 8회 추격의 발판을 놓은 1타점 2루타를 날렸고, 푼토도 4-6으로 추격한 9회말 1타점 2루타를 터뜨렸다. 결국 다저스는 애드리언 곤잘레스의 동점타와 상대 실책으로 짜릿한 끝내기 승을 거뒀다. 다소 경기 초중반 흔들렸지만 승부처에서 진가를 발휘한 것이다.

▲롯데, 경기 전 30분 더 휴식…막판 집중력 효과

이런 상황은 지난 8일 롯데와 공교롭게도 비슷한 부분이 많다. 롯데 역시 휴식을 더 주는 조치로 효과를 톡톡히 봤다.

전날 부산 KIA전을 마친 롯데는 잠실 LG전을 위해 상경했는데 거의 새벽 4시가 다 돼서야 호텔에 도착했다. 여장을 풀고 잠자리에 든 시각은 얼추 5시였다.

이에 김시진 감독 이후 코칭스태프는 회의를 통해 '30분 추가 휴식'을 주기로 했다. 당초 경기 전 훈련을 위해 오후 4시쯤 경기장에 도착하던 것을 30분 늦춘 것. 연일 최고 기온을 찍는 무더위도 고려한 조치였다.

그럼에도 롯데 역시 평소 나오지 않을 법한 플레이가 나왔다. 5회 수비에서 박용택의 뜬공이 중견수 전준우와 우익수 손아섭의 콜 미스로 1타점 2루타로 연결된 것. 다소 집중력이 흐트러진 상황이었다.

하지만 롯데는 경기 막판 무서운 뒷심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1-2로 뒤진 6회 황재균의 2타점 적시타로 승부를 뒤집었고, 7회 전준우, 정훈의 적시타로 승기를 잡았다.

무엇보다 9회말 천금의 수비가 결정적이었다. 4-5로 쫓긴 2사 2, 3루에서 전진수비하던 전준우가 LG 오지환의 타구를 뒤에서부터 쫓아 그림처럼 잡아내며 극적인 승부를 마무리했다. 경기 후 전준우와 황재균은 "30분 휴식이 정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한여름 무더위에도 원정과 홈을 오가며 강행군을 펼치고 있는 국내외 프로야구 선수들. 피로에는 휴식이 보약이라는 교훈은 한국과 미국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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