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는 가을 개편을 맞아 총 6개에 달하는 예능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에 비해 이렇다 할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던 만큼 이번 개편을 통해 그동안의 부진을 씻을 수 있을지 지켜보는 이들이 많다.
그렇지만 방송도 되기 전부터 몇몇 프로그램들은 벌써부터 "베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왜 이런 반응이 나온 것일까.
가장 뜨거운 감자는 '마마도'와 '아빠의 자격'(가제)이다. 중년의 할머니들이 여행을 떠나는 '마마도'는 tvN '꽃보다 할배'와 비슷한 컨셉트. '꽃보다 할배'가 KBS에서 '1박2일'을 히트시킨 나영석 PD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더 큰 비판을 받고 있다.
또 '아빠의 자격'(가제)도 MBC '일밤-아빠!어디가?'를 그대로 따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아빠들이 그동안 소홀했던 아이들을 위해 육아에 도전한다는 점이 유사하다.
이밖에 경찰 체험 프로그램도 SBS 소방관 체험 프로그램 '심장이 뛴다'와 함께 군대를 체험하는 MBC '일밤-진짜 사나이'의 아류라는 평가다.
단편적인 부분만 놓고 봤을 땐 KBS가 타 인기 예능프로그램을 그대로 도용한 것처럼 보인다. 그렇지만 무작정 KBS를 비판하기엔 성급한 부분도 있다.
두 프로그램은 아직 방송도 되지 않았다. 특히 '마마도'의 경우 김수미, 강부자 등이 물망에 올라 있긴 하지만 몇 명이 출연하는지 조차 정해지지 않았다. 대략적인 기획 방향만 공개된 상태에서 비난부터 받고 있으니 억울할 수 있는 상황이다.
지금은 국민 예능으로 자리 잡은 '1박2일'도 출범 당시 MBC '무한도전'을 표절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멤버가 6명이라는 점, 남자들이 여행을 떠나 대결을 펼치고 미션을 수행한다는 점이 '무한도전'과 겹친다는 것.
그렇지만 방송이 진행되면서 두 프로그램이 같다는 반응은 서서히 줄어들었다. 리얼 버라이어티라는 장르는 같지만 확연히 다른 성격과 분위기를 인정받은 덕분이다.
월요일 밤의 절대 강자로 등극한 '안녕하세요' 역시 초반엔 tvN '화성인 바이러스'를 변형했다는 비판과 SBS FM '두시탈출 컬투쇼'를 영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는 비아냥거림을 들어야 했다. 하지만 이제는 '안녕하세요'만의 색깔을 인정받았고, 지난달 29일에는 한국방송대상 작품상 TV 예능프로그램 부문 수상작으로 발표됐다.
이 같은 사례를 봤을 때 지금의 비난은 "성급하다"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새 프로그램의 한 관계자는 "다른 프로그램과 비교를 알고 있다"면서도 "아직 방송도 되지 않았다. 전혀 다른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고 전했다.
나영석 PD 역시 매체 인터뷰를 통해 "아직 방송도 안 본 상태에서 이런저런 언급을 하기는 어렵다"면서 "KBS는 내 친정과도 같은 곳"이라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