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한마디에…우윳값 인상 '줄보류' 매일유업은 '철회'

(사진=이미지비트 제공)
우유업계가 우윳값 인상이 과도하다는 소비자단체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가격인상을 강행했지만 정부의 압박과 소비자단체의 불매운동 때문에 가격인상을 철회했다.


우유의 원재료인 원유가격이 인상되자 매일유업은 8일자로 자사에서 생산하는 전체 우유제품(1개 제외)의 가격을 인상했다. 흰우유는 리터당 250원을 인상했다. 서울우유도 9일자로 250원 올릴 계획이었으나 보류했다.

8일 오전까지만 해도 우윳값 인상이 순조롭게 추진되는 것 처럼 보였지만 이날 오후들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대형마트업계가 유가 인상에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이마트와 하나로마트는 8일 매일유업으로부터 공급받은 우유를 종전 가격에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며 매일유업의 가격인상에 제동을 걸고 나왔다.

이마트는 200㎖, 500㎖, 1ℓ 등 5개 매일유업 유제품 가격을 인상하지 않았다. 이마트 관계자는 "매일유업의 유제품 공급가는 인상됐지만 가격 안정 차원에서 주요 제품의 가격을 이전과 같은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8일 오전까지 인상된 가격을 적용했던 롯데마트와 홈플러스까지 기존 가격으로 환원하자 매일유업은 가격인상을 철회하기에 이른다.

대형마트들이 가격인상에 동조하지 않은 것이 표면적인 가격인상 철회의 원인으로 보이지만 소비자단체의 거센 반발과 정부의 압박이 우유가격 인상의 걸림돌로 작용했다.

10개 소비자단체로 구성된 한국소비자단체연합은 원유가격 연동제에 따라 원유가격 상승분 106원은 인정할 수 있지만 생산비와 유통비 명목의 144원은 인정할 수 없다며 가격인상철회를 촉구했다.

업체가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불매운동에 나서겠다고 까지 경고했다.

김연화 한국소비자단체연합회장은 CBS시사자키에 출연해 "원유가격이 지난 2011년도에 130원 인상이 됐을 때, 제품가격이 200원 인상 됐는데 그 때도 70원의 차액이 발생했다"며 "이는 인건비와 물류비 인상분이 이미 반영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소비자단체반발에 정부도 나섰다. 기획재정부는 서민물가에 민감한 우유값이 지나치게 오르는 것을 막기 위해 7월 30일과 8월 6일 두차례에 걸쳐 우유제조업체와 대형마트 관계자를 소집해 우유가격 인상 자제를 당부했다.

대형마트는 정부의 자제요청을 수용했지만 유업계는 거절하면서 오전에 올렸던 우윳값을 오후에 내리는 촌극이 빚어진 것이다.

업계에서는 새정부 들어 박근혜 대통령이 서민물가 안정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고 정부에서도 정책적으로 물가안정을 적극 뒷받침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우유제조업체들이 250원 인상을 고수하긴 어려울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서울우유도 정부 권고를 무시하고 자신들이 원하는 수준인 250원 인상을 강행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우윳값은 원유값 인상분 106원을 반영하는 수준에서 인상이 결정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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