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과 밀양시, 정부는 6일 밀양 송전탑 갈등해소 특별지원협의회를 출범했다.
특별지원협의회는 국민대 교수인 목진휴 위원장과 주민대표 10명, 한전 5명, 밀양시 2명 지역국회의원실 1명, 산업부 1명 등 모두 20명으로 구성됐다.
밀양시가 추천한 송전탑 건설에 찬성하는 일부 주민들이 포함됐지만, 반대 측 주민들의 참여는 이끌어 내지 못했다.
실제로 이 협의회가 제대로 된 결론을 내려면 반대 측 주민들의 참여가 필수지만, 반대 주민들이 참여하지 않으면서 반쪽 기구로 전락했다.
밀양 송전탑 반대대책위는 "협의회는 주민 의사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기구인 만큼 협의회에서 나온 결정과 논의사항에 일절 대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한전과 정부, 밀양시가 보상안을 들고 나오면서 주민들간 갈등과 분열도 이미 시작됐다.
지난 달부터 송전탑 건설 찬성 측 주민과 한국전력, 관변단체의 플래카드가 밀양 시내에 내걸렸고, 주로 국회 권고안을 따라야 하고, 반대 대책위를 비방하는 내용이었다.
반대대책위는 "한국전력과 관변단체의 현수막은 물론, 그것도 모자라 스크린 방송차량과 ARS전화 여론조사까지 동원해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대대책위도 보상안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내용의 홍보물과 선전전 등으로 맞서고 있다.
◈ "보상은 절대 안된다" 반대에도 결국 주민 분열·갈등 현실화
또, 지난 1일에는 밀양지역 31개 단체가 가입한 밀양시 사회봉사단체협의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보상협의체 구성을 촉구했다.
이들은 한전과 정부에 "주민의 아픔과 고통을 나누는 차원에서 주민이 원하는 경과지 피해 보상과 지원 대책을 하루속히 밝히고, 특별보상협의회를 구성해 주민들이 수긍하는 정책방안을 마련하라"고 주장했다.
또, "이해 당사자인 경과지 주민 외에 외부 세력의 개입은 지역발전과 지역주민의 화합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앞서 엄용수 밀양시장의 요구처럼 외부세력이 개입하지 말 것도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반대측 주민들은 오히려 4일을 전국 송전탑 분쟁지역 경과지 주민들과 함께 '전국 송전탑네트워크'를 결성하고, 연대를 통해 송전탑 문제에 공동대응하기로 했다.
이처럼 송전탑 건설을 둘러싼 주민들의 찬반 입장이 분명해지면서 주민 갈등도 증폭되고 있는 양상이다.
특히, 반대측 주민들은 한전과 밀양시, 정부가 중재를 한답시고, 보상안을 밀어붙인 것이 주민 분열의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그동안 반대 측 주민들은 "돈으로 갈등을 해결하겠다"는 보상안은 주민들을 극심한 분열로 빠트리는 행위라며 반대해왔다.
실제로 산외면의 한 마을은 주민 개별보상 때문에 극심한 분열에 휩싸여 마을 사람들끼리 서로 원망하고 분노와 증오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며 돈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보상협의체와 개별보상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밀양 송전탑 반대대책위 이계삼 사무국장은 "한전과 정부, 밀양시까지 밀양 지역사회를 극심한 분열로 몰아넣고, 4개면 경과지 주민들을 고립시키고 막다른 골목으로 밀어넣는 보상만을 계속 강요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