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女과외교사 제자살해 공범 '관계 들통 날까봐…'

'성관계까지…' 미성년자 제자와 교제 사실 은폐, 계획된 범행

인천 여과외교사의 10대 제자 상해치사 사건은 여자 교생이 미성년자 제자와 사귀면서 성관계까지 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벌인 계획된 범행인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교사가 되기 위해 임용고시를 준비 중이었던 A(28·여)씨는 지난해 5월 강원도 강릉의 한 고등학교에 교생 실습을 나가 B(17·사망)군을 알게 됐다.

학교생활을 하며 서로에게 호감을 가진 두 사람은 시간이 흐를수록 가까워졌지만 주변의 그 누구도 둘 사이를 눈치채지는 못했다.

결국 두 사람은 성관계까지 했고 교사가 목표였던 A 씨는 자신의 행동이 장래에 문제가 될까 두려웠다.

대학을 졸업한 A 씨는 함께 교생 실습을 했던 친구 C(29·여, 구속)씨와 인천으로 돌아오려 했지만 B 군이 마음에 걸렸다.

B 군을 혼자 강릉에 두고 오면 혹시라도 자신과 부적절한 관계를 B 군이 주변에 알릴까 봐서였다.

궁리끝에 A 씨는 'B 군을 자퇴하도록 한 뒤 인천으로 데려와 과외공부를 시켜 검정고시에 합격할 수 있도록 도와주라'고 친구 C 씨에게 부탁했다.

절친한 친구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던 C 씨는 B 군을 데려와 자신의 원룸(인천 연수구 소재)에서 함께 생활하며 과외를 가르치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A 씨에게는 또다른 걱정거리가 생겼다.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B 군의 실력 때문.

실력이 향상되지 않아 B 군이 검정고시에 불합격이라도 하면 계속 인천에 머물 수 없는 B 군이 강릉으로 되돌아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지고 이후 강릉에서 자신과의 관계가 들통날 것이 걱정됐다.


이들의 속사정을 전혀 몰랐던 B 군이 열심히 공부를 하지 않자 이들은 가혹한 체벌을 통해 공부를 가르치기로 공모했다.

이후 과외 책임을 맡았던 C 씨의 체벌이 강해졌고 B 군이 말을 잘 듣지 않자 C 씨는 A 씨와 그를 고등학교 때부터 좋아했던 남자친구 D(29) 씨에게도 B 군에 대한 체벌을 부탁했다.

B 군에 대한 이들의 체벌 강도와 수위는 갈수록 높아졌다. 세 사람이 번갈아 가며 벨트와 골프채 등으로 피가 나도록 B 군의 머리와 전신을 마구 때렸다.

'아프다며 병원에 데려가 달라'는 B 군의 요구를 묵살, 급기야 B 군이 사망하기 3일전인 지난 6월 26일에는 끓는 물을 B 군의 얼굴과 몸에 붓고 폭행했다.

이들의 계속된 폭행을 견디다 못한 B 군은 결국 지난 6월 29일 숨진 채 발견됐고 사망 원인은 화상으로 인한 전신감염에 의한 패혈증으로 판명 났다.

특히, 이들은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B 군이 C 씨를 성폭행해 정당방위를 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연출까지 했다.

B 군이 C 씨를 성폭행한 것처럼 옷을 벗고 동영상까지 찍어 경찰에 제출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이들의 지나치고 일관된 진술과 숨진 B 군의 사체에서 수많은 상처가 발견된 점에 의문점을 갖은 검찰은 이들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등을 복원하고 프로파일 등의 수사기법을 통해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다.

A씨는 검찰조사에서 모든 혐의 사실을 부인했다.

자칫 피해자가 성폭행범으로 몰리고 여과외교사의 단독범행을 묻힐 뻔했던 사건의 전말이 밝혀진 것이다.

인천지방검찰청 형사3부(이헌상 부장검사)는 7일 상해치사 혐의로 지난달 25일 구속 기소한 과외교사 C 씨 외 A 씨 등 친구 2명을 추가로 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지난 6월 26일 오후 3시쯤 인천시 연수구에 있는 한 원룸에서 함께 지내며 과외 공부를 가르치던 B 군을 둔기로 수차례 때리고 뜨거운 물을 끼얹어 화상으로 인한 패혈증으로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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