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폐쇄 책임? 자동차로 치면 쌍방과실”

- 경협 보험금 지급은 사실상 폐쇄로 가는 수순. 기업들 고민 깊을 것.
- 보험금 2700억, 투자금과 거래처 상실 감안하면 피해액의 일부에 불과
- 우리가 북한과 똑같이 하는 것은 지극히 저차원적인 대응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 1 (18:00~20:00)
■ 방송일 : 2013년 8월 6일 (화) 오후 6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자료사진)
◇ 정관용> 개성공단 기업에 대한 경협보험금 지급결정이 이르면 내일 이루어진다. 이런 얘기가 나오니까 이게 정말 폐쇄조치로 가는 것 아니냐라는 얘기가 나오네요. 그렇게 되니까 개성공단 기업들은 내일 임진각에서 남북 당국간 회담 촉구하는 궐기대회 연다고 그러고. 5대 종단 대표들도 남북대화 촉구하는 회견을 내일 열 예정이라고 그러고요. 이런 상황 좀 정리해 볼까요.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 정성장 수석연구위원입니다. 정 박사님, 안녕하세요.

◆ 정성장>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경협보험금이라는 것이 뭐죠?

◆ 정성장> 개성공단 입주 109개 업체들이 보험금을 지급받게 되면 앞으로 공단 내 시설 및 설비 대부분을 처분할 수 있는 권리를 정부가 행사하게 됩니다.

◇ 정관용> 정부가 가져요?

◆ 정성장> 네. 그래서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보험금을 지급받게 되면 더 이상 공단 내 시설에 대한 어떤 권리를 요구할 수 없게 되는 그래서 결국은 개성공단 정상화와 관련해서도 더 이상 아무런 이야기를 할 수 없는 그런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영업상 피해를 봐서 그것 때문에 그 피해액수를 보전해 주는 그런 보험과는 조금 성격이 다른 거군요?

◆ 정성장> 그렇죠. 피해보전을 넘어서서 입주기업들이 갖고 있는 권리를 포기하는 그런 의미를 갖는 결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정관용> 개성공단에 투자된 시설물 등등에 대한 보험금을 다 받게 되면 그 보험금의 지급주체는 정부입니까?

◆ 정성장> 그렇죠. 그래서 정부의 경협보험금 지급은 개성공단 입주기업으로 하여금 개성공단에서 손을 떼게 하는. 그리고 개성공단을 전적으로 정부가 책임지게 되는 그런 의미를 갖게 되고요. 그래서 개성공단을 폐쇄하는 방향으로 나가기 위한 실질적인 1단계 조치라고 볼 수가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공단에 있는 공장 등등에 대한 보상금을 다 줄 테니 그 공장에 대한 소유권도 사실상 정부에게 넘겨라, 이런 뜻이 된다는 얘기로군요?

◆ 정성장> 네. 그런데 현재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보험금 지급이 아니라 남북한이 회담을 조속히 열어서 개성공단을 조기에 정상화하는 것입니다.

◇ 정관용> 그렇죠. 지금 보험금은 대략 얼마나 될 것 같습니까?

◆ 정성장> 지금 2700억원 정도 그렇게 예상이 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 정도 액수면 일단 투자된 것에 대해서는 충분한 액수라고 볼 수 있나요?


◆ 정성장> 그렇게 보기는 어렵겠죠. 일단 기업들이 그동안 투자한 것 외에도 어떤 그동안 가지고 있었던 거래선이라든가 그런 것들이 모두 끊기게 되고. 그렇기 때문에 시설에 대한 어떤 그런 비용은 그건 아주 최소한의 비용이라고 봐야겠죠.

◇ 정관용> 그렇죠. 무형의 피해가 훨씬 더 크니까 유형의 피해 일부인 아주 최소한이다, 이런 말씀이시네요.

◆ 정성장> 네. 새로운 사업을 하려면 그 이상의 비용이 필요한데. 사업 기회 자체를 잃는다는 것 자체가 기업에게는 엄청난 도전이라고 볼 수가 있습니다.

◇ 정관용> 내일 중에 이 경협보험금 지급결정을 내릴 것이다라고 지금 알려지고 있는 건데. 정부 입장이 확인되고 있는 겁니까?

◆ 정성장> 이르면 내용부터라고 했으니까 내일부터 이뤄질 수도 있고 그게 모레나 며칠 더 갈 수도 있고요. 기업들도 지금 상당히 심각하게 고민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보험금을 만약 받게 되면 자신이 투자한 기업에 대한 처분권, 소유권을 포기하는 것이 되기 때문에. 기업으로서는 만약 개성공단이 살아날 가능성이 있다라고 판단이 된다면 보험금 수령을 좀 더 미룰 수도 있겠죠.

◇ 정관용> 그렇죠. 북한도 이런 조치가 곧 공단 폐쇄의 1단계다라고 하는 것을 알고 있을 것 아닙니까?

◆ 정성장> 그렇죠. 지금까지의 어떤 남북대화를 통해서 북한은 박근혜 정부가 개성공단의 정상화에 적극적인 의지가 없다라고 판단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지난 4월에 북한이 개성공단에서 일방적으로 근로자를 철수시키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당시 북한이 개성공단을 완전 폐쇄하려고 하는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고요. 당시 북한이 남한에 대해서 핵위협을 하면서도 개성공단에 손대지 않는 것에 대해서 한국의 언론들이 비아냥거리는 보도를 냈었고. 북한이 개성공단은 어떻게 해서든지 건드리지 못할 것이다 그렇게 북한을 좀 시험하는 그런 논조들이 나왔었고요. 또 그 당시 국방부에서는 만약 개성공단 체류인력이 인질로 잡힐 경우에 그 인질구출 작전을 수립을 해서 그것을 공개한 것에 대해서 북한은 한국의 국방부가 북침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반발했었고요. 그래서 북한의 잘못이 크다고 할 수 있지만 한국 측에서 북한이 그런 악수를 두는데 전혀 빌미를 제공하지 않았다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교통사고가 난 경우에 보면 한쪽이 전적으로 과실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때로는 한쪽은 30%, 한쪽은 70% 그런 경우가 있는 것처럼 개성공단 잠정폐쇄 때 그 퍼센티지를 정확하게 얘기하기는 어렵지만 북한이 우리 측에도 부분적인.

◇ 정관용> 책임이 있다?

◆ 정성장> 네. 10%나 20% 최소한 그 정도의 책임은 있다라고 보는 게 정당한 평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 정관용> 바로 그런 인식차이 때문에 정상화를 위한 회담이 결국 결렬된 것이고. 지금 마지막으로 우리가 회담 제의한 후에 9일이 지났는데도 북한은 아직 답을 내고 있지 않은데. 정 박사님이 보시기에 회담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습니까? 없습니까?

◆ 정성장> 북한이 갑자기 실무회담에 응하거나 다른 형태의 회담을 제안할 가능성을 전적으로 배제할 수는 없을 겁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북한이 계속 무대응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이라든가 북한이 개성공단에 대해서 보이고 있는 입장을 보면 회담 재개가 좀 어려운 것 아닌가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런 판단의 배경으로는 개성공단 문제를 보는 김정은의 시각과 김정일의 시각이 다를 수 있다는데 대해서 기초하는데요. 과거 김정일만 하더라도 좀 나이든 구세대로서 민족적인 정서가 강한 그런 인물이었다면 우리나라의 신세대도 통일에 대해서 굳이 해야 되느냐 그런 생각을 많이 갖지 않습니까? 북한의 김정은도 나이가 만 30세면 신세대 정치인이라고 볼 수가 있고요.

◇ 정관용> 그렇군요.

◆ 정성장> 해외에서 유학했고 상당히 친중적인 성향이 강하죠. 그래서 과거 김정일이 2000년에 방중했을 때 그 이후부터 김정은이, 그 이전이나 이후에도 친중적인 입장을 일본인 요리사인 후지모토 겐지한테도 여러 번 털어놓은 적이 있고요. 그런데 김정일만 하더라도 중국에 대해서는 좀 부정적인 외세라는 그런 개념이 있었기 때문에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해서 남한하고 일정한 타협이 필요하다고 봤는데. 김정은은 남한과의 어떤 경협, 그것이 남한으로부터 자유의 바람이 불어 올 수 있고, 그것이 본인의 체제 유지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거다.

◇ 정관용>알겠습니다.

◆ 정성장> 이런 생각 때문에 과거 김정은 시대에는 단 한 번도 한-미연합 군사훈련이 있어도 개성공단 잠정폐쇄라는 악수를 안 두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김정은 시대에 와서 그런 조치를 취했다는 것은 김정은이...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 연령대에 따른 차이점, 아주 중요한 거를 지적해 주셨네요. 만약 그런 식으로 북한이 회담에 응하지 않고 그러면 우리 정부는 그냥 폐쇄 수순으로 갈 거라고 보십니까? 마지막 질문인데요.

◆ 정성장> 그러니까 한국 정부가 그런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 저는 그게 결코 바람직한 접근은 아니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김정은 체제유지를 위해서 개성공단 폐쇄까지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입장이라면. 우리는 통일전략 차원에서는 북한에 대해서 영향력을 확대해야죠. 그렇다면. 북한이 폐쇄하려고 해도 그것이 남북한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 그런 논리를 가지고 설득을 하면서 개성공단을 유지하고 북한에 대한 경제적 영역확대를 추구해야지 북한이 저렇게 나온다고 해서 우리도 똑같이 나가겠다. 이건 너무 지나치게 저차원적인 접근이라고 봅니다.

◇ 정관용> 강대강으로 지금 박사님 말씀하신 저차원적 대응이 서로 서로 상승하면서 폐쇄로 갈지. 아니면 극적인 돌파구가 생길지 참 관심사입니다. 오늘 도움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정성장> 네.

◇ 정관용>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 수석연구위원 정성장 박사의 도움 말씀 들었습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