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부품 국산화 추진…수입차 수리비 확 낮춘다

국토부, 수입차 대체부품 인증제도 도입방안 등 검토 중

정부가 수입차 부품을 국산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수입차 대체부품 시장이 활성화되면 수입차 수리비용이 30% 이상 낮아지면서 일반 운전자들의 보험료 부담이 줄고, 관련 산업도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요즘 운전자들은 대부분 자동차 보험을 들면서 대물배상 한도를 2억원까지 높인다. 수입차와 사고가 나면, 수입차 운전자 쪽에서 사고책임이 있어도 오히려 수리비 부담이 더 크기 때문이다.

올 초 보험개발원 자동차기술연구소가 전후면 저속충돌시험을 한 뒤 주요 수입차와 국산차의 수리비를 산정한 결과, 수입차량의 판매가격 대비 수리비 비율은 최대 36%에 달했다. 국산차의 수리비 비율이 10% 미만이었던 것에 비하면 3배 이상 비싼 셈이다.


보험개발원은 또 연간 자동차 수리 부품비용 2조2000억원 가운데 20% 이상인 4,900억원이 수입차 부품비용인 것으로 추산했다. 올해 6월 말 현재 전체 자동차 등록대수는 1,480만대이고, 이중 수입차는 5%를 조금 넘는 점을 감안하면 수입차 수리비로 지급되는 보험료는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 5% 남짓한 수입차 때문에…연간 400억원 이상 보험료 낭비

대물배상한도를 1억원에서 2억원까지 올리는데 드는 비용은 대략 6천원가량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리고 국산차 운전자의 절반 가량이 대물배상 2억원 짜리 자동차 보험에 가입한다는 한 보험사의 통계를 대입해보자.

여러 변수가 있겠지만 단순 계산으로 연간 420억원가량(700만대x6천원)의 보험료가 수입차 때문에 추가로 더 지출된다는 답이 나온다.

이렇게 비싼 수리비를 낮추기 위해 국토교통부는 수입차 부품을 국내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수입차 대체부품 활성화를 골자로 하는 민주당 민병두 의원의 자동차관리법 일부개정안이 상임위에 올라가 있다”며 “이에 맞춰 부품 인증제도 도입방안 등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자국에서 생산한 대체부품이 시장의 30%가 넘는 미국처럼 활성화되면, 수입차 부품가격은 30~50%가량 떨어질 것으로 추산된다.

◈ 수입차 부품가격 30% 이상 떨어져…부품산업도 발전

수입차부품협회 김석원 협회장은 “우리 부품 업체 가운데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곳이 상당수 있다”며 “수입차 대체부품이 판매되면 부품가격이 30~50%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수입차 부품이 국산화되면 수리비용이 크게 낮아져 수입차 운전자의 유지비용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국산차 운전자들의 보험료도 함께 떨어지는 효과가 기대된다. 또 수입차 부품을 생산하는 공장들이 늘어나면 생산 설비투자와 일자리도 그만큼 증가할 전망이다.

정부는 수입차 대체부품에 대한 인증 제도를 도입하는 등 수입차 부품 국산화 방안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이르면 다음달에 발표되는 제3차 투자활성화 계획 등에 포함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김석원 회장은 “수입차 대체부품을 사용해 수리하면 보험료 인하혜택을 주거나, 대기업 하청에 묶여 있는 부품 업체들이 대기업의 보복이나 제재 없이 자체 수입차 부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등 제도개선도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