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정부 '보상' 강행... "보상 강요는 갈등만 키울 뿐"

'중재'한다고 해놓고, 싫다는 '주민 보상'만 밀어붙여


밀양 송전탑 갈등과 관련해 한국전력과 밀양시, 산업부가 본격적으로 주민 보상 작업에 착수했지만, 보상안에 대한 주민 반발은 여전해 갈등은 확산될 전망이다.

한전과 밀양시, 산업부븐 5일 한전 밀양지사 밀양 송전탑 갈등해소 특별지원협의회를 발족했다.

특별지원협의회는 국민대 교수인 목진휴 위원장과 주민대표 10명, 한전 5명, 밀양시 2명 지역국회의원실 1명, 산업부 1명 등 모두 20명이 포함됐다.

◈ 특별협의회 발족...반대주민 참여는 못 이끌어내

이날 출범된 협의회는 주민갈등해소를 위한 현안문제와 한전에서 제시한 특별지원안 세부사항에 대해 향후 논의를 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밀양시와 한전, 주민대표 등이 참여하는 실무위원회도 구성해 협의회를 위한 실무적이고 사전적인 논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는 사실상 본격적인 주민 보상 작업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윤상직 산업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765㎸ 송전선로가 지나는 밀양시 단장·부북면 등 5개 면 1천900여 가구에 국책사업인 송전탑과 송전선로의 건설에 협조를 구하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윤 장관은 서한에서 "장관 취임 후 아무리 검토해 봐도 밀양 송전선 건설 외에 신고리 원전에서 생산하는 전기를 보낼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을 찾을 수 없었다"며 공사 강행의 불가피성을 밝혔다.

밀양시도 '765㎸ 송전선로 추진 지원 특별대책본부'를 지난달에 발족해 주민 설득 작업에 나서는 등 중재에 나서겠다는 정부와 밀양시가 모두 보상안을 들고 나섰다.

이 협의회에 당연히 참여하지 않은 반대측 주민들은 한전과 밀양시, 정부가 주민 보상을 본격적으로 밀어붙이기 시작했다는 반응이다.

◈ '중재'한다고 해놓고, 싫다는 '주민 보상'만 밀어붙여

한전과 밀양시, 정부가 보상안으로 밀양 주민들을 분열시키고, 반대 대책위를 고립시킨 뒤 공사를 강행하겠다는 수순이라고 주장했다.

밀양 송전탑 반대대책위 이계삼 사무국장은 "밀양 지역사회를 극심한 분열로 몰아넣고, 4개면 경과지 주민들을 고립시키고 막다른 골목으로 밀어넣는 보상만을 계속 강요하고 있다"며 "이런 식으로 보상을 강요하고 공사를 강행하게 된다면 우리는 다시금 저항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또, 주민들이 요구한 TV공개 토론과 사회적 공론화 기구 등은 거들떠 보지도 않으면서, 실제로 보상밖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는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반대대책위는 "국회 권고안을 자의적을 해석하고, 반대 대책위를 비방하는 내용의 한국전력과 관변단체의 현수막은 물론, 스크린 방송차량과 ARS전화 여론조사까지 동원해 여론을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전과 밀양시, 산업부가 참여하는 협의체 구성으로 본격적인 주민 보상이 추진됐지만, 반대 주민들의 반발은 여전해 보상안 추진은 순조롭지는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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