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에 직접 참가해 보니…자발적 집회문화가 필요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렸던 5차 국정원 규탄 범국민대회 촛불집회 현장 모습
3일 저녁 서울 청계광장에서 국정원 개혁을 촉구하는 시민단체의 촛불집회가 열린 가운데, 본 기자들은 집회 현장 모습과 함께 참가자들의 반응을 알아봤다.

저녁 6시부터 서울 청계광장에서 민주당의 '민주주의 회복 및 국정원 개혁촉구 국민보고대회' 및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이번 촛불 집회는 4시 무렵부터 인파가 몰렸고, 6시부터 시작된 민주당 보고대회에는 김한길, 전병헌, 신경민 의원 등 다수의 민주당 의원들이 참여해 연설을 했다. 진상규명, 관련자 처벌, 국정원 개혁, 대통령의 사과 등을 주장한 민주당 연설에 이어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및 통합진보당의 연설 및 각종 공연도 있었다.

친구들과 함께 촛불집회에 참여한 대학생 박 씨(20)는 “지난 7월에 있었던 촛불집회에 동생이 고3인데도 불구하고 참여를 했다. 그래서 반성을 해서 이번에 친구들을 데리고 오게 되었다”라며 “아직 오지 않은 친구들도 더 데리고 참여할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촛불집회가 끝난 이후에도 오랫동안 자리에 남아있던 직장인 채 씨(25)는 촛불집회에 어떻게 오게 되었느냐는 질문에 “시민활동에 관심이 많아서 오게 되었다. 시간 될 때마다 참여하는 편이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 참여했던 촛불집회들이 더 그립다. 그 때는 사람들이 더 많이 참여했었고 더 다양한 활동들이 많았던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으면 좋겠다”라고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채 씨는 또 “누군가의 주도하에 이루어지는 집회 문화보다는, 누군가 장구를 친다든지, 모여서 토론을 하거나 책을 같이 읽는다든지 등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다양한 문화를 형성하며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같은 하나고등학교 친구들끼리 촛불집회에 참여했다는 정 군(18)도 “촛불 문화제는 사람들이 많이 오고,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좋은 것 같다. 너무 정치적인 색을 띠는 것에서 벗어나 즐길 수 있는 문화거리로 변모해 좋다. 평화적이기도 하다.”라고 집회 문화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촛불집회 현장에는 다양한 시민단체들이 와서 홍보물을 나눠주는 모습도 보였다. 채 씨는 이에 대해 “이런 단체들이 이런 활동을 하는 구나, 알려주는 것도 참 좋은 것 같다. 시민들이 직접 문화를 만들어 가는 활동이 더 활발해졌으면 좋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오늘(3일) 열린 집회는 대체로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 진행되었지만,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 사이에 작은 다툼도 있었다.

“꺼져, 이 빨갱이 xx야!”

한 노인이 비교적 젊은 중년 남성에게 소리치고 있었다. 간단한 실랑이로 시작된 다툼은 서로 어깨를 밀치는 등의 몸싸움으로 번지기까지 하였다. 주변 시민들이 둘을 가까스로 띄워놓자, 약 5분가량 이어지던 다툼은 끝이 났다.

홍보활동을 하던 시민단체와 촛불집회 참가자들 간의 작은 마찰도 있었다. 각종 시민단체들은 현수막을 치고 깃발을 흔들며, 후원을 요청했고, 큰 소리로 그들의 입장을 표명했다.

한 시민단체는 시민들이 앉아있는 곳 바로 앞에서 확성기를 이용해 큰 소리로 홍보를 하다가 시민들의 제지를 받기도 하였다. ‘조용히 좀 하라’는 시민들의 불만을 들은 후, 그 시민단체는 확성기를 떼고, 육성으로 홍보를 이어갔다.

한편, 이 날 열린 촛불집회는 약 3만명의 시민들이 참여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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