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째 장외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민주당의 김한길 대표는 이날 서울 청계광장에서 연 국민보고대회에서 “사전 조율도, 의전도 필요 없다. 언제든 어디서든 만나겠다”며 박 대통령에게 만날 것을 제안했다.
국민대회에는 김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 112여명이 참석해 모처럼만에 단합된 모습을 보였으며 당원 등 1만 5000여명(주최측 추산)이 모였다. 하지만 관심을 모았던 문재인 의원은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김한길 대표는 대회 인사말에서 "박정희 시대 중앙정보부 정치가 다시 부활하는 것 아닌가 걱정하는 분이 많다”며 “과거를 연장한다고 해서 미래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는 독일의 빌리 브란트 전 수상의 말을 인용해 국정원의 선거 개입을 규탄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은 한시 바삐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헌정질서를 바로 잡고 나서 진짜 미래를 만들어 가야 한다”는 말로 국정원 개혁 필요성을 역설했다.
김 대표는 이와 함께 “사과할 일이 있으면 대통령이 직접 국민 앞에 나서 솔직하게 사과해야 한다”며 박 대통령의 입장 표명과 함께 대국민 사과를 촉구했다.
또 "오늘 밤에도 광장에서 진실의 촛불이 타오른다. 마치 벌거벗은 임금님처럼 국민이 다 아는 진실을 대통령과 새누리당만 모르는 거냐"고 청와대와 여당을 싸압아 비판하기도 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야당의 영수회담 요구에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날 오전부터 김한길 대표가 영수회담을 제안할 것이 확실시 됐지만 청와대는 침묵으로 일관했고 민주당의 장외집회가 끝난 이후에도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정원 문제는 여야가 알아서 할 문제가 아니냐"고 선을 그었다.
새누리당 내에서는 "여야간에 풀어야 할 문제"라며 영수회담에 부정적인 기류가 강하다. 이런 차원에서 4일 황우여 대표가 귀국하면 ‘여야 대표회담’은 가능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편 이날 국민대회에서 전병헌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을 향해 남재준 국정원장을 즉각 해임하고 국조 정상화를 강력히 요구했다.
또 "지금 이 순간까지 핵심 증인인 원세훈, 김용판, 권영세, 김무성의 증인채택을 거부하면서 국조 거부하는 사람들은 바로 새누리당"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