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노상에서 인사불성의 취객을 부축하는 척 하며 금품을 훔치거나 술에 취해 길거리에서 잠든 취객의 주머니를 노리는 일명 ‘부축빼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경찰은 날씨가 더워지면 더워질수록 부축빼기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고 주의를 당부했다.
대전 대덕경찰서는 1일 술 취한 사람에게 접근해 금품을 훔쳐 달아난 홍모(16) 군 등 3명을 절도 혐의로 붙잡아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홍 군 일행은 지난달 21일 새벽 4시쯤 대전 대덕구의 한 노상에서 술에 취해 길에서 자고 있던 김모(48) 씨에게 접근했다.
김 씨는 고개를 숙인 채 곯아 떨어져 있었고 홍 군 일행은 김 씨를 툭툭 건드려 봤으나 별다른 반응이 없자 김 씨를 부축하는 척 하며 1만 2000원이 들어있는 지갑을 꺼냈다.
잠시 후 잠이 깬 김 씨는 자신의 지갑이 없어진 것을 알게 됐고 112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범행 현장 인근에서 서성거리던 홍 군 일행을 수상하게 생각하고 범행을 추궁했다.
하지만 홍 군 일행은 범행을 부인했고 김 씨와의 대질 끝에 결국 범행을 털어놨다.
부축빼기는 경찰의 은어로 저항력이 없고 범죄에 무방비 상태인 취객의 지갑을 터는 절도 범죄를 말한다.
과거 취객들의 비틀거리는 모습이 아리랑 민요의 춤추는 모습과 비슷하다고 해서 ‘아리랑치기’로 불리기도 했다.
부축빼기 피해자들은 거의 대부분이 취객들이다.
수법은 대개 30분~1시간 이상 특정 장소에 쓰러져 있거나 자고 있는 취객에게 다가가 깨우는 척하며 상·하의를 뒤져 금품을 훔쳐 달아난다.
부축빼기는 현행범이 아니면 잡기가 쉽지 않은 탓에 다른 범죄보다 재범률도 높은 편이다.
특히 범행을 시도하다 피해자가 깨어나면 둔기 등으로 사람을 내려치고 금품을 훔쳐 달아나는 일명 ‘퍽치기’로도 돌변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경찰 관계자는 “부축빼기가 취객에게 접근해도 주변 사람들은 일행이나 동료인 줄 알고 주의해서 보질 않는다”며 “과음을 했다면 동료가 콜택시나 모범택시를 잡아 줘 혼자 외진 길을 가지 않도록 챙겨야 하고 소형 호루라기를 갖고 다니면서 위급할 때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