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C&I는 1일, ‘아빠!어디가’의 만화책 출간과 관련, 사전에 출연진 초상권 동의를 구하지 못한 점을 인정하며 책을 전량회수조치한다고 밝혔다.
MBC C&I이익규 팀장은 이날 노컷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사전에 출연진 초상권 사용 동의를 구했어야 했는데 업무상의 오류로 미처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출간됐다. 또 제작진의 사전감수작업을 받았어야 했는데 출간스케줄 때문에 미처 받지 못했다"라며 "제작진의 요청에 따라 책을 전량회수조치한다. 제작진, 출연진과 시청자, 독자여러분께 혼동을 드려 죄송하다"라고 사죄했다.
이번 논란은 MBC의 고질적인 소통불능상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만화책 출간과 관련, 자회사 C&I는 제작진과 출연진에 사전협의를 했어야 함에도 해당 과정없이 감행했다.
한 출연진 가족이 자신의 미니홈피에 “만화책 관련, 남편과 나 모두 아무 것도 모른다”라는 글을 올리지 않았다면 출연진은 자신들의 초상권을 슈퍼갑인 MBC에 도용당할 뻔 했다.
한 출연진 관계자는 “우리야 만화책이 나온다는 사실만 알았지, 언제 어떻게 책이 나오는지는 몰랐다”라며 “모든걸 제작진에게 일임한 상태였는데 갑자기 발간 소식이 전해져 당황스러웠다”라고 말했다.
논란을 진화하는 과정도 아마추어 같았다. 이날 오전 이번 논란과 관련된 기사가 보도된 뒤 제작진은 연락 불통이 됐다. 유일하게 통화가 된 한 제작진은 “편집 중”이라며 전화를 막무가내로 끊어버렸다.
언론창구를 MBC C&I로 일원화하기로 한 게 이날 오후 5시 30분께. 만하루가 지나서야 진화작업에 나섰다.
문제가 있었다면 인정하고 후속조치를 취하는 게 맞다. 하지만 이번 ‘아빠! 어디가?’ 사태는 아마추어리즘의 절정을 보여줬다. 대한민국 공영방송인 MBC와 자회사의 소통수준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