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회장 횡령 사건 키맨' 김원홍, 대만서 체포

다음달 9일로 예정된 최태원 회장 등 항소심 선고공판 미뤄질 수도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수백억대 횡령·배임 의혹 사건 수사 당시 중국으로 도피했던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이 대만에서 체포됐다.

1일 법무부와 서울중앙지검은 "전날 대만 경찰이 이민법 위반 혐의로 김원홍 전 고문을 대만에서 체포했고, 대만 당국과 협의를 거쳐 향후 소환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전 고문의 체포로 다음달 9일로 예정된 최태원 회장 등의 항소심 선고공판이 미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 전 고문은 SK 횡령 사건의 공동 피의자이자 최 회장 등의 재판에 핵심 증인이다. 1심과 2심 공판 과정에서 최 회장 측은 "김 전 고문이 최 회장 형제 모르게 김준홍 베넥스인베스트먼트 대표와 함께 범행을 기획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런 이유로 최 회장 등은 항소심에서 김 전 고문을 증인으로 신청했고, 재판을 진행 중인 서울고법 형사4부(문용선 부장판사)가 그를 증인으로 채택했지만 김 전 고문의 행방이 묘연해 증인 신문을 진행하지 못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김 전 고문이 대만에서 체포되면서 최 회장 측이 김 전 고문에 대한 증인 신문 등을 이유로 재판부에 재판 재개를 요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SK해운 고문 출신으로 한 때 '무속인'으로 알려지기도 한 김씨는 2004년부터 해외에 체류하면서 최 회장 등으로부터 선물투자금 명목으로 5000억원에 가까운 돈을 송금받은 장본인이다.

앞서 최 회장은 SK텔레콤과 SK C&C 등이 베넥스인베스트먼트에 출자한 펀드 투자 선지급금 465억원을 중간에서 빼돌려 김 전 고문에게 송금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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