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 송 : FM 98. 1 (18:00~20:00)
■ 방송일 : 2013년 7월 31일 (수)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정윤수 문화평론가
◇ 정관용> 지난 28일 동아시안컵 한일축구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욱일승천기가 등장했다가 내려지고. 또 이순신 장군, 안중근 의사 대형 천. 그다음에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현수막 내려지고. 이런 등등의 논란이 한일 간에 지금 분쟁이 되는데요. 어떻게 볼까요? 스포츠 평론가 정윤수 씨, 안녕하세요.
◆ 정윤수>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우선 순서상으로 보면 일본이 욱일승천기를 먼저 들었다면서요?
◆ 이태의> 네, 오늘 대한축구협회에서 발표를 했습니다.
◇ 정관용> 그래서 그건 이제 내려졌고. 그렇죠?
◆ 이태의> 네.
◇ 정관용> 그다음에 우리 붉은악마가 이순신, 안중근 그다음에 ‘역사를 잊은 민족에 미래는 없다’ 이거를 한꺼번에 다 든 겁니까?
◆ 정윤수> 순서대로 그 천들을 한꺼번에 다 동시에 다 내릴 만큼 굉장히 거대하기 때문에요. 시간적으로 자연스럽게 순서대로 했습니다만 전반전의 것을 축구협회 안전요원들이 걷어줄 것을 부탁을 했고. 또 하프타임 때 옥신각신 서로 붉은악마 친구들도 뭔가 충분히 할 얘기가 있었기 때문에 이걸 왜 못 펼치느냐 이렇게 하다가 후반전에는 일제의 그것을 펼치지 못하는 걸로 정리가 된 다음에 여기에 대한 항의의 뜻으로 붉은악마는 당일 경기에서 후반전 응원 자체를 보이콧하는 그런 상황까지 갔었죠.
◇ 정관용> 우리 정윤수 씨의 의견은 어떻습니까? 이런 응원?
◆ 정윤수> 이게 참 굉장히 복잡한 문제입니다. 한일 양국의 수십 년 된 역사적 감정에 그 첨단에서 이 사건이 벌어진 것이기 때문에. 단지 스포츠 경기장에서 정치적인 구호나 슬로건을 외치면 된다, 안 된다. 0과 100 사이에 있는 게 아니라 이게 한 중간쯤에서 굉장히 시계추처럼 왔다 갔다 할 수밖에 없는 복잡한 문제고요. 기본적으로는 우리의 역사적인 아픔이라든지 이런 과정을 우리가 다 우리 마음속에 있기는 합니다마는 축구장이나 스포츠 경기장에서 정치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그 어떤 형태의 슬로건, 문구, 도안, 상징 이건 내걸면 안 되는 것. 그것은 기본적으로 우리가 지켜야 되는 것으로 확인을 해야 되겠습니다.
◇ 정관용> 그 어떤 것도 안 된다?
◆ 정윤수> 이 문양과 상징은 어느 정도까지는 통용이 될 수가 있습니다. 물론 그 어떤 것도 라고 하기는 어렵습니다만. 그러나 일본의 욱일기, 우리가 태평양전쟁 2차 대전의 뼈저린 그런 것을 환기시켜주지 않습니까? 또 이탈리아 같은 경우는 무솔리니를 상징하는 그런 깃발들 그리고 유럽 전체에서 또 히틀러를 상징하는 깃발들.
◇ 정관용> 나치문양 이런 거 말이죠?
◆ 정윤수> 이런 거는 절대 금지되어 있죠. 그렇지만 우리 입장에서 보면 이순신 장근, 안중근 의사 이런 분들의 초상사진이 과연 그것과 흡사한 것이냐 할 때 우리는 굉장히 억울해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FIFA 즉 국제축구연맹에서는 전세계의 축구장이 사실은 그 시대의 그 나라들의 모든 사회적 감정, 정치적 감정이 어찌됐든 축구장 안으로 많이 스며들고 있습니다. 특히 21세기 들면서 유럽의 축구장은 민족주의와 인종주의의 경륜장처럼 급변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유럽의 축구장에는 어떤 경우는 굉장히 위험해서 폭력사태도 심심찮게 벌어지고 인종주의만행도 벌어지고 이런 정도가 되다 보니까 FIFA에서 철저히 규제하다 보니까 그것이 우리의 행동까지도 규제되는 그런 양상으로 가고 있는 것이죠.
◇ 정관용> 그러니까 FIFA의 기준에 의하면 이순신 장군, 안중근 의사의 초상화도 안 된다?
◆ 정윤수> 네, 그렇죠.
◇ 정관용>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이런, 어떻게 보면 그냥 고전적인 말인데 이것도 안 된다?
◆ 정윤수> 그러나 우리는 물론 억울합니다. 억울하지만 그러나 그 단어가 그 축구장에 있을 만한 단어냐 생각해 봐야 될 문제인거죠. 저는 기본적으로 스포츠는 순수하고 스포츠는 너무 고귀하고 순수한 건데 그런 게 들어오면 안 된다 이런 입장은 아닙니다. 스포츠는 상업주의나 정치나 여러 가지 이념에 의해서 굉장히 혼탁해져 있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더 조심해야 된다는 것이고요. 한 몇 해 전에는 이탈리아 같은 경우에는 지금 거의 파시즘을 상징하는 그런 깃발도 굉장히 나부끼고 있고 인종주의 깃발도 나부끼고 있습니다. 우리는 물론 그런 위험성이 전혀 없습니다만. 이런 것에 대해서 조금씩 제어하고 서로 상호 이야기하고 적어도 일본하고 얘기가 사전에 되기는 어렵겠습니다만. 축구협회와 붉은악마라면 아직은 의사소통할 수 있는 단계 아니겠습니까? 그런 과정 속에서 어디까지를 상한선으로 잡고 이런 것들은 우리가 좀 슬기롭게 찾아내야 할 단계가 아닌가 싶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일본이 지금 동아시아연맹 측에 항의공문 보냈다고 그러는데 앞으로 어떻게...
◆ 정윤수> (웃음) 그것은 거듭 확인과 또 확인이 자꾸 발생하고 있는데요. 일본축구협회의 관계자가 항의성 발언을 했다라는 얘기도 있고, 항의공문을 보냈다는 얘기도 있기는 합니다만. 그러나 이거보다 더 큰 것은 일본정부의 대변인이죠.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라든지 시모무라 문부과학상이 우리 붉은악마의 응원에 대해서 “민도가 의심스럽다” 이런 표현까지 했지 않습니까? 이 ‘민도’라는 것은 우리 시쳇말로 하면 ‘너희들 수준이 그것밖에 안 되냐’ 이런 뜻이란 말이죠. 이렇게까지 한일 외교사에 적어도 외교관계자의 양국의 문부상이나 우리나라의 외교부까지도 말을 해야 될 정도로 이 문제가 뜨겁단 말입니다. 그러면 이왕 이렇게 터진 문제이니 만큼 우리 대한축구협회라든지 우리 외교부가 이 부분에 있어서는 일본 응원단이라든지 그리고 일본정부가 이 문제를 이렇게까지 ‘민도’ 운운할 문제인가에 대해서 강력히 대처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볼 때 이제 한국과 일본은 굉장히 복잡하고 얽혀있는 관계이기는 합니다만. 이렇게 나란히 붙어있다 보니까 동아시안컵이라든지 월드컵이라든지 친선전이라든지 수많은 축구 이외의 경기도 굉장히 많이 있습니다.
◇ 정관용> 그렇습니다.
◆ 정윤수> 경기를 더 많이 해야 될 것이고요. 이럴 때 마다 이런 문제를 우리가 반복해야 되겠느냐 라는 문제죠. 그리고 이런 축구장에서 이런 것을 제안했다고 해서 한일관계의 응어리가 해소된다든지 해묵은 어떤 역사적인 이런 과제들을 우리가 선결하는 이런 방법이냐?.
◇ 정관용> 그건 또 아니죠.
◆ 정윤수> 그것 또한 아닙니다. 오히려 어떤 감정상의 문제가 더 복합적으로 얽히게 돼서 수세적으로도 되니까 굉장히 슬기로운 지혜가 좀 필요한 상황입니다.
◇ 정관용> 그냥 단순한 분풀이 정도 하고, 나중에 얘기는 더 시끄러워지고. 이럴 수 있는 사안이다?
◆ 정윤수> 네.
◇ 정관용> 우리뿐 아니라 유럽도 지금 이렇다, 이건 상당히 중요한 정보입니다. 그러니까 FIFA의 선에 우리가 맞춰줍시다. 이런 결론을 내려야 되겠군요.
◆ 정윤수> 네.
◇ 정관용> 전쟁 중에도 운동경기 할 때는 다들 평화롭게 잘 한다고 그러지 않습니까?
◆ 정윤수> (웃음) 네.
◇ 정관용> 그런 스포츠 정신.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어요.
◆ 정윤수> 네, 고맙습니다.
◇ 정관용> 스포츠 평론가 정윤수 씨 함께 만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