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시정소식지 '침수원인 일방주장' 구설수

과거 홍수사례 게재도 빈축

춘천시정소식지 '봄내 '7월호에 게재된 과거 춘천 침수 사례.
춘천시정소식지 '봄내' 7월호가 최근 발생한 도심 침수 원인과 관련해 춘천시의 일방적인 주장만 게재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함께 게재한 과거 홍수사례도 도마 위에 올랐다.

14쪽에는 이광준 춘천시장의 지난 7월 22일 기자회견 내용을 인용해 "약사천 하류 문화연립 일대는 의암댐 계획홍수 높이보다 낮은 곳"이라며 "4년전 약사천 복원사업 설명회 때 제방을 높이겠다고 했으나 주민들은 차량 출입이 어렵다고 해 제방 대신 주차장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효자동 일대 침수와 관련해서는 "시간당 30mm 빗물을 감당할 정도를 기준으로 설치됐는데 이번에는 시간당 5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져 배수시설이 제 기능을 못했다"며 "2년전 신북읍 산사태 때 큰 비가 왔지만 시내가 이번처럼 피해를 입지 않은 것은 당시 폭우는 신북, 소양강댐 주변에 집중됐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약사천 유지용수 공급관로가 배수구를 좁혀 침수가 일어난 게 아니라는 점도 강조됐다. "배수구 용량 전체에서 유지 용수 공급관 단면이 차지하는 면적은 극히 적다"며 "상류지역의 폭우가 저지대에 몰려 좁은 하수관으로 빠져나가지 못해 역류가 일어났다"고 전했다.

이어 30~31쪽 '춘천 시간여행'에서는 일간지 과거 기사를 인용한 '금세기 최대 물난리로 춘천읍내 전멸'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되기도 했다.

1920년대 146mm의 비로 춘천 대부분 지역이 침수 피해를 입었다는 내용과 함께 "수해는 크고 작을 뿐 매년 겪는 일이었다"는 표현도 덧붙였다. '춘천 시간여행'은 주로 옛 춘천시의 풍광이나 과거 생활상을 다뤄왔다.


침수 피해 주민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춘천시 운교동 변인권(57)씨는 "90여년전 수해 얘기까지 끄집어내며 춘천 침수 피해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는식의 얘기를 하는 저의가 뭔지 궁금하다"며 "아직도 피해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수해 원인의 의혹들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는데 이렇게 시정소식지에다 춘천시의 입장만 나열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춘천시 효자1동 홍재순(54)씨도 "약사천 상류 하수관로에 약사천 유지용수 관로를 설치한 행위는 불법이라는 것은 어제(30일) 간담회에서 춘천시장도 인정한 일"이라며 "집중호우만 침수 원인으로 지목하는 행태는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침수원인 규명을 위한 춘천시의회 특별위원회 이원규 위원장도 "춘천시민들이 춘천시장의 입과 시정소식지를 통해 듣고 보고 싶은 것은 납득할 수 있는 정밀조사결과와 구체적인 대책일 것"이라며 "때마다 폭우피해는 있었다는 얘기가 시민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뭔지 되묻고 싶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춘천시정소식지 편집위원장 전주수 부시장은 "과거 수해 기사는 시의성에 주목한 제안을 받아들여 게재한 것이지 어떤 저의는 없다"면서 "만일 춘천시가 조사한 수해원인 외에 규명할 사안이 있다면 검토할 용의는 있다"고 말했다.

춘천시에 따르면 매월 1회 발행하는 춘천시정소식지 '봄내'의 올해 발행 예산은 3억 2천만원, 발행부수는 7만 2천 3백부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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