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은 이 대통령의 대운하 포기 선언 이후 6개월만인 2008년 12월 공개된 4대강살리기 프로젝트를 통해 구상된 뒤 2009년 6월 발표된 4대강살리기 마스터플랜이라는 실행 계획에 따라 진행됐다.
마스터플랜을 마련하기까지 국토부는 2차례 공식적인 청와대 보고 과정을 거친 것으로 밝혀졌다.
감사원이 민주당 김현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이들 자료는 모두 ‘대외주의’라고 표시돼 있다.
2009년 2월 16일자 ‘4대강살리기 추진현황 보고’라는 1차 보고문서를 보면 국토부는 강의 최소수심이 6.1m가 되게 파는 경우 화물선 운항이 가능하게 돼 “정부에 대한 신뢰도 저하와 반대측의 공세 빌미를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며 2.5~3m정도로만 파는 방안을 보고한다.
언론에 처음 공개된 이 보고서에서 국토부는 그 정도만 파도 홍수피해 방지와 저수량 확보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청와대를 설득하려 하지만 결국 '퇴짜'를 맞는다.
이어 2달 뒤인 4월 8일자 청와대 2차 보고에서 국토부는 낙동강 '하구~구미' 구간 최소 수심 4m를 확보하는 준설·보 설치계획을 마련한다며 대운하안에 더 접근한 수정안을 내 놓지만 이 역시 청와대에 의해 거부당한다.
감사원이 김 의원에게 제출한 올해 7월 18일자 ‘감사 결과 보고’를 보면 국토부의 대운하 반대 논리는 4대강 사업 이후 환경단체가 반대했던 주장과 일맥상통하기까지 하다.
치수 사업비용의 2배에 달하는 4조여 원의 비용을 투자하고도 유지관리비용이 추가로 소요돼 사업 추진에 대한 정당성이 부족할 뿐 아니라, 보 저류에 따른 체류일수 증가로 수질까지 악화될 수 있어 수질 개선 대책 비용도 추가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 것이다.
또 구간별로 적합한 치수대책이 필요한데 그렇지 못해 수심 6m유지에 대한 뚜렷한 치수·이수상 장점을 찾아볼 수 없다는 의견도 적시돼 있었다.
과도한 홍수위 저하에 따른 타당성 부족과 과도한 저류량 확보에 대한 당위성 부족도 제기됐다.
하지만 국토부는 청와대의 끊임없는 압박 속에 이 같은 대의 명분을 초개처럼 버리고 어느 순간부터 대운하의 첨병으로 변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