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는 화기애애했다.
전날 있었던 국정원 국정조사특위 여야 협상에서 국정원 기관보고 비공개와 NLL대화록 유출 공방 자제 등 자신들의 요구가 대부분 관철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유기준 최고위원은 "NLL논란 때문에 대한민국이 분열을 겪었고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했다"며 "국정원 국조도 합의한 범위 안에서 진행하면 된다"고 밝혔다.
윤상현 원내수석은 "공개·비공개 여부로 파행을 겪었지만 어제 여야 간사가 만나 정상화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반면 같은 시각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는 전날 여야합의를 국정조사의 파행을 막기 위한 고육책이라고 설명했으나 침통한 분위기였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국민 기대에 못 미치는 것 잘 안다"며 "국정원 기관보고 비공개는 아쉬운 일이지만 파행을 막기 위한 대승적 결단으로 이해해 달라"고 당부했다.
국조특위 민주당 간사인 정청래 의원은 전날 협상을 마친 뒤 "부족하지만 여기서 중단시키는 것보다는 낫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국정원 국정조사특위는 이날 증인과 참고인 채택, 향후 일정 등을 의결한 뒤 일주일 동안 공식 일정이 없다.
일부 특위위원들은 이 기간 중에 휴가를 갈 수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새누리당 간사인 권성동 의원은 전날 합의문을 발표한 뒤 "다른 의원들은 쉬는데 우리 특위 위원들만 일하고 있다. 7월 마지막 주는 너무 덥다"고 말했다.
다음달 5일 비공개 국정원 보고와 7∼8일 이틀 동안 열리는 청문회를 더해도 45일의 조사기간 중 국민들이 직접 지켜볼 수 있는 기회는 닷새에 불과하다.
특히 민주당이 핵심의제로 꼽았던 NLL대화록 유출 관련 공방을 자제하기로 합의하면서 불법유출 의혹은 의제에서 사실상 제외된 것으로 보인다.
본격적인 국정조사에 들어가기 전 김현·진선미 의원을 특위위원에서 제척한데 이어 의제와 일정에서 새누리당의 독주인 셈이다.
이 때문에 새누리당의 도를 넘은 국정원 감싸기와 민주당의 전략부재로 인해 사상 최초의 국정원 국정조사가 부실조사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