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은 26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일본과의 ‘2013 동아시안컵’ 여자부 최종전에서 전반과 후반에 1골씩 터뜨린 지소연(고베 아이낙)의 맹활약에 2-1로 승리했다.
객관적인 전력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승리로 경기가 끝남과 동시에 북한의 동아시안컵 우승도 확정됐다. 앞서 중국과의 경기에서 1-0 승리를 거두고 2승1무로 대회를 마친 북한은 일본(1승1무1패)을 제치고 이 대회 세 번째 출전만에 첫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가 끝나자 관중석에서 한일전을 지켜보던 북한 선수들은 경기장으로 들어왔고, 양국 선수들은 마치 한 나라의 선수들처럼 서로를 부둥켜 안고 기뻐했다. 일부 선수들은 감동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먼저 대회를 마친 북한은 일본이 승리할 경우 우승이 좌절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한국이 일본을 꺾으면서 이 대회를 유일하게 무패로 마친 북한이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앞서 일본과의 경기를 0-0으로 마친 북한의 김광민 감독은 "남측 선수들이 일본전에서 모든 능력을 총 발휘해서 꼭 이겨줬으면 좋겠다"고 개인적인 바람을 밝히기도 했다. 물론 이는 북한의 우승을 위함이지만 북한이 이기지 못한 일본을 한국이 꺾어주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김 감독의 바람처럼 한국 여자축구는 5년만에 일본을 꺾고 대회 첫 승과 함께 북한의 우승에 힘을 보탰다. 일본 나데시코리그에서 활약하는 유일한 해외파 지소연이 앞선 2경기에서의 침묵을 깨는 2골을 터뜨려 남과 북의 여자축구를 모두 웃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