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김형석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정부가 북한 측에 제시한 안 자체가 무리하거나 일반 국민들께서 보실 때 '이건 아닌데' 이런 내용이 없다"며 "우리는 (재발방지 보장 책임과 관련한) 사실관계를 명확히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재발방지 보장문제는 '누구의 어떤 행위'를 통제할 지를 합의문에 정확히 넣자는 것이 우리의 목표였다고 한다. 해석 상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구체적인 상황까지 합의문에 반영하자는 것이다.
이에 따라 우리 측은 합의문 초안을 "북측은 앞으로 어떠한 경우에도 공단의 정상적 가동을 저해하는 통행제한 및 근로자 철수 등과 같은 일방적 조치가 없을 점을 보장한다"고 준비했다. 재발방지 보장문제와 관련해, 주어는 '북측'이라고 못박혀있다.
반면 북측은 회담일 오후 "남측은 개성공업지구의 안정적 운영에 저해되는 일체 정치적 언동과 군사적 위협행위를 하지 않기로 했다. 북측은 이상의 문제가 제기되지 않는 한 개성공업지구의 정상적 운영을 담보한다"고 지난 번처럼 개성공단 잠정폐쇄가 가능할 수도 있는 문구를 제시했다.
이에 대해 통일부 고위 관계자는 "북이 제시한 문구를 보고, 지난 2-3월에 있었던 구체적인 남북 경색 이슈들을 구체적으로 대며 '이런 게 정치적 언동에 해당하는 것이냐'고 묻고 들어갔다"며 "남측이 원인을 제공하면 그럴 수밖에 없다는 식으로 답했다"고 회담 분위기를 설명했다.
우리 정부는 북측이 회담일 오전 제시했던 '남북 공동책임론' 역시 받아들일 수 없기는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북측은 "북남은 개성공업지구중단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하면서 어떠한 경우에도 정세의 영향을 받음이 없이 공업지구의 정상운영을 보장하며 그에 저해되는 일을 일체 하지 않기로 하기로 하였다"는 내용으로 재발방지 보장 조항을 만들었었다.
재발방지 보장 문제는 남북회담을 파행으로 이끌었지만, 다른 부분에서는 남북이 적당히 '주고 받기'를 통한 합의를 봤다. 우리 측은 개성공단의 문제를 다룰 공동위원회 제도를 제안한 북측의 입장을 받아들였고, 북측은 개성공단 국제화에 대한 의지를 명문화함으로써 우리의 주장을 수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