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전국한우협회 임관빈 부회장
여러분, 작년 겨울에 한우 농가들이 소를 끌고 청와대까지 몰려갔던 사건, 많이 기억하실 텐데요. 그런데 그 한우농가들이 다시 들고 일어났습니다. 소 값을 회복해 달라면서 전국한우협회가 어제 여의도 국회 앞에서 삭발을 하고 지금 단식농성까지 들어간 상태입니다. 한바탕 난리난 후에 해결이 된 줄 알았는데, 여전한 걸까요? 직접 만나보죠. 전국한우협회 임관빈 부회장, 연결돼 있습니다.
◆ 임관빈> 네.
◇ 김현정> 지난해 저희하고도 몇 차례나 이 문제를 다루고, 정부에서는 대책을 세우겠다고 해서 저는 해결이 된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여전한 겁니까?
◆ 임관빈> 네. 그런 상태에서 지금 더 악화가 됐죠, 지난해보다.
◇ 김현정> 오히려 악화가 됐다고요? 지난해 저희와 인터뷰 하실 때 뭐라고 했냐면, ‘육우의 송아지 경우에는 한 마리당 1만원 조금 넘는다.’ 이런 얘기까지 해서 제가 굉장히 놀랐던 기억이 나는데, 지금 상황은 어떤가요?
◆ 임관빈> 지금 육우 시장을 보면 한우의 대체효과를 보기 위해서 일부 군납 들어가는 부분에 충족이 됐던 것이고요. 저희는 한우농가들인데, 그때 당시의 가격에 대비해서 지금 현재 두 당 한 100만원 정도 더 떨어진 상황이에요.
◇ 김현정> 떨어졌어요?
◆ 임관빈> 네, 가격이.
◇ 김현정> 부회장님은 소를 몇 마리 키우세요?
◆ 임관빈> 지금 150두요.
◇ 김현정> 150마리. 그러면 그렇게 키우면 얼마 정도 이윤이 남나요?
◆ 임관빈> 지금 현재는 적자죠. 두 당 100~150만원 정도 적자를 보고 있어요.
◇ 김현정> 아니, 왜 적자가 나나요?
◆ 임관빈> 생산비 원가라는 게 입소 구입을 하고 사료를 먹여서 제품을 만들어 출하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거든요. 원가의 한 70%가 사료예요, 곡물. 그래서 해외에서 들여와서 그걸 가공을 해서 농가한테 공급을 하는데. 그 가격이 세계 곡물가에 의해서 결정이 되니까, 우리 정부가 인위적으로 정할 수 없는 거고, 거기다 들어오는 중간에 물류비용이 엄청나게 많은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러다 보니까 사료 값이 올라서 결국은 살 수가 없는 상황.
◆ 임관빈> 그렇죠.
◇ 김현정> 한우농가 사정을 봐서 정부가 지원을 해 주기로 한 걸로 제가 들었었는데, 지원이 안 됩니까?
◆ 임관빈> FTA 피해 직불금이라고 있어요. FTA 비준 이후에 발생된 가격 하락분에 대해서 정부가 보전해 주는 제도인데. 계산방식에 있어서 수입기여도라든가 제도에 대한 부분이 농가들이 받아들이기에는 너무 부적절하다. 이런 입장이라 지금 법적으로 유권해석을 내리는 중이에요.
◇ 김현정> 지금은 한 마리당 얼마나 나옵니까?
◆ 임관빈> 마리당 실제는 아까 말씀드렸듯이 100만원 이상 손실을 보는데, 지금 1만 3000원을 정부에서 보전해 주겠다는 거예요.
◇ 김현정> 마리당 1만 3000원 보전, 그런데 150만원 적자. 이거는 언 발에 오줌 누기 정도밖에 안 된다는 말씀이시군요. 그러면 손해가 그 정도 나면 아예 소를 포기하시는 분들도 있으시겠어요?
◆ 임관빈> 많죠. 지금 전국에서 한 3만여 농가가 축산을 폐업하는 상황인데. 하다하다 못 버티겠으니까 부채 남겨서 도산이 되는 거거든요, 폐업이 아니라.
◇ 김현정> 알아서 정리하는 정도가 아니라, 어쩔 수 없이 도산하는 것.
◆ 임관빈> 네, 도산이죠. 폐업이 아니라 도산이라고 봐야 돼요.
◇ 김현정> 빚은 보통 얼마나 지는 거예요?
◆ 임관빈> 축산 농가들이 보편적으로 엄청나게 부채가 계속 증액이 될 수밖에 없어요. 현상을 보면 가격이 높아서 수익이 나야 부채를 상환을 하는데 부채 상환할 수 있는 어떤 여건 조성이 안 되다 보니까 그런 상황이 되죠.
◇ 김현정> 그런데 지금 10**님 외 여러 청취자 분들의 문자가 들어오는데요. ‘우리가 식당에 가서 한우 사 먹으면 그게 1인분에 얼마 하는지 아십니까? 서민들은 비싸서 못 먹는데 왜 현지에서는 아우성인지. 뭔가 거짓말 하는 거 아닙니까?’ 이렇게 의심하는 분들도 계신데요?
◆ 임관빈> 그건 어떤 것이든 유통과정에서 마진이 생겨야 되잖아요. 그런데 유통구조가 단계가 여러 단계를 거치다 보니까 거치는 단계마다 마진을 먹겠죠.
◇ 김현정> 한우는 보통 몇 단계나 거칩니까?
◆ 임관빈> 현재 6단계, 7단계 이렇게 되고 있어요.
◇ 김현정> 그 과정마다 계속 마진이 붙으니까 서민들은 서민들대로 한우 비싸서 못 먹겠다하고 현지에서는 현지대로 못 살겠다 하는 상황. 또 한 가지 반론은 이런 거예요. ‘한때 한우가격이 올라가니까 농가들이 마구잡이로 두 수 늘린 거 아니냐. 그랬다가 이제 가격 떨어지니까 보조해 달라고 정부한테 손을 벌리는 건 너무한 것 아니냐. 이것도 국민세금인데.’ 뭐라고 답변하시겠어요?
◆ 임관빈> 마구잡이라고 표현하는 건 어폐가 있는 게, 지금 우리나라 한우 시장점유율이 40%대예요. 결국 60% 시장은 외국 소고기가 와서 시장점유를 하고 있는 거거든요.
◇ 김현정> 전체 시장의 40%가 한우고 60%가 외국 소.
◆ 임관빈> 그런데 그걸 과잉생산이라고 표현하는 건 억지가 있는 거 아닌지. 자급률이 그렇게 떨어지는데.
◇ 김현정> 그럼 결정적인 문제는 사료값이 오른 겁니까?
◆ 임관빈> 사료값이 오르고 소비가 위축 되는 부분은 경제상황에 따라서 그렇겠지만...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그런 부분이에요, 농가들이.
◇ 김현정> FTA 영향도 받은 거고요?
◆ 임관빈> 그렇죠. FTA...시장을 빼앗기다 보니까 그런 거죠.
◇ 김현정> FTA 이전에는 한우 점유율이 어느 정도 됐나요?
◆ 임관빈> FTA 이전에는 50%대 넘었죠.
◇ 김현정> 절반이 넘었습니까?
◆ 임관빈> 네.
◇ 김현정> 부디 지혜로운 해결책, 근본책이 나와서 농가도 살고 또 서민들도 쉽게 사먹을 수 있고 이러면 좋을텐데, 그럼 단식농성은 언제까지 하실 생각이세요?
◆ 임관빈> 저희가 다음 달 3, 4일 정도까지 할 계획이 돼 있어요.
◇ 김현정> 그전에 해결책이 나와야 될 텐데. 만약에 안 나오면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 임관빈> 지금 목적은 나올 때까지인데, 이게 인간의 한계가 있겠죠, 단식도.
◇ 김현정> 우리가 단식농성 이야기를 신문에서 많이 보다 보니까 무뎌졌지만 곡기 끊는 일이 보통 일이 아니거든요.
◆ 임관빈> 날씨도 엄청나게 안 좋아서 걱정은 돼요, 농가들도.
◇ 김현정> 농부님들 몸 상하지 않았으면 좋겠고요. 잘 해결됐으면 좋겠습니다.
◆ 임관빈> 고맙습니다.
◇ 김현정>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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