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지려면 돈 내" 부산 모 대학 유아교육학과 '강제 전통' 논란

유치원·어린이집 관계자 위한 공연, 참가 안하면 수십만 원 불참비 징수

부산의 한 사립대학교 유아교육학과에서 학과 행사에 참여하지 않는 학생들에게 수십만 원의 불참비를 걷고 있어 강제성 논란이 일고 있다.

부산 모 사립대학교 유아교육학과에서는 매년 여름 방학이 끝나면 지역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관계자를 모아 놓고 어린이 뮤지컬 공연을 선보인다.


오랜기간 대물림해온 학과 전통 행사로, 재학생들이 여름방학 기간 내내 직접 노래와 연기, 의상과 무대 등을 준비해 무대에 올리고 있다.

산학간 교류나 취업 촉진에 상당한 기여를 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문제는 정규 교육과정도 아닌 해당 행사에 학생들을 반 강제적으로 참여시키고 있다는 불만이 재학생들 사이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학과에서는 행사준비에 참여하지 않는 학생들에게 학년별로 15만 원에서 20만 원가량의 불참비를 징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오전부터 오후 늦게까지 여름방학 내내 공연을 준비해야 하는 부담 탓에 올해도 수십 명의 학생들이 불참비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심지어 행사 비용 마련을 명분으로 최근 열린 일일 찻집의 유료 티켓을 학생들에게 강매했고, 행사 준비에 늦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지각비까지 걷고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이 학과 한 학생은 "행사비 마련을 위해 준비한 일일찻집의 유료 티켓을 학생 1인당 10장씩 구매해야 했다"며 "행사 준비 시간에 늦어도 10분 단위로 지각비를 걷는데, 학생들을 돈으로 움직이려 하는 것은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자발적으로 이어온 학과 전통이라는 행사에 학생들은 자신의 의사와 관계없이 시간과 돈 둘중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 과 학생회는 사전에 학생들의 동의를 구했다며, 자세한 결정사항은 학과 차원에서 이뤄진다고 밝혔다.

학과 학생회의 한 학생은 "행사를 준비하기 전 학생들의 동의를 구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며 "사실상 학과행사이니만큼 자세한 사항은 학과에 문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과 측은 문제를 공론화시키지 말라는 담당 교수의 지시가 있었다며, 해명 자체를 거부했다.

해당 학과는 학교 내에서는 물론 지역 동일 학과들 가운데서도 최상위권의 취업률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재학생들을 위해 준비한다던 행사가 정작 당사자들로부터 반강제적으로 동원된다는 불만을 사면서 행사의 취지는 물론 높은 취업률의 의미마저 퇴색한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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