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신퓨'는 미군 역사상 최악의 전투 가운데 하나로 기록된 '장진호' 전투에 참가했다가 살아남은 미군 병사를 이르는 말이다. 살아남은 것이 기적일 정도로 생존자가 거의 없어 '퓨'라는 말이 붙었다.
24일(한국시각) 미국의 소리방송(VOA)에 따르면 지난 1950년 장진호 전투에 해군 조종사로 참가했던 토머스 허드너(88)씨와 해병대원이었던 딕 보넬리(83) 씨등 한국전 참전 용사들이 장진호 전투중 사망한 제시 브라운 대위의 시신을 발굴하기 위해 지난 20일 북한의 초청으로 방북했다.
브라운 대위는 미 해군 역사상 최초의 흑인 조종사로, 장진호 전투 당시 편대장으로 출격에 나섰다. 장진호에서 철수하는 미 해병대원들을 공중지원하는 임무로, 허드너 씨도 함께 출격했다.
하지만 장진호 입구인 하갈우리 부근에서 중공군의 지상사격으로 브라운 대위의 F-4 콜세어기가 추락하고 말았다.
옆에서 비행을 하던 허드너씨는 브라운 대위를 구출하기 위해 동체착륙했다. 다행스럽게도 브라운 대위는 살아 있었지만 조종석이 심하게 찌그러져 빼낼 수 없었다.
중공군이 점점 밀려오면서 허드너씨는 브라운 대위 대신 그의 마지막 한마디만을 챙겨 구조헬기에 올랐다.
"데이지(브라운 대위의 아내 이름)에게 사랑한다고 말해줘"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동료를 구출하려 했던 용기를 높이 사 미국 정부는 허드너 씨에게 최고의 훈장인 '메달오브아너'를 수여했다.
하지만 브라운 대위의 마지막 모습을 끝내 잊을 수 없었던 허드너씨는 방북을 추진해왔으며 결국 북한 당국이 입국을 허락하면서 전우가 잠들어 있는 땅을 63년만에 밟았다.
그러나 노병의 방문을 적진은 여전히 반기지 않는 듯했다. 허드너씨의 방북에 맞춰 북한에 내린 기습폭우로 장진호 지역으로 가는 도로가 폐쇄되면서 유해발굴 작업이 사실상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북한 당국은 장진호 지역에 선발대를 보냈지만 이 선발대마저 폭우로 고립됐다며 기상여건이 호전되면 인도적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허드너씨 일행에게 밝혔다고 VOA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