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은 22일 오후 4시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이 회장의 취임식을 열 예정이었다.
그러나 노조원 50여명이 취임식 저지에 나서면서 이 행장은 건물 내로 들어설 수 없었다.
노조는 "관치인사 이건호는 즉각 사퇴하라", "이건호는 물러가라" 등의 구호를 외치고 계란을 던지며 이 행장을 압박했다.
이 행장은 "노조 측과 계속해서 대화해 사태를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국민은행은 취임식 대신 행내 방송을 통해 사전에 만들어놨던 이 행장의 취임사를 직원들에게 전달했다.
은행 측이 취임식 불발을 어느 정도 예측했던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취임사는 언론에도 배포됐다.
이 행장은 취임사를 통해 "조직의 화합을 해치는 뿌리깊은 관행과 불신을 과감히 떨쳐 버리겠다"며 인사 원칙을 밝혔다.
이어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를 통해 엉켜있는 조직 내부의 갈등을 신속히 풀어나갈 것"이라며 "출신과 배경은 결코 따지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2001년 통합 뒤에도 주택은행과 국민은행 출신을 구분하는 행내 분위기를 의식한 발언이다.
그는 "통합은행으로 출범한 지 12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출신은행을 구분하고 이른바 채널안배라는 명목하에 임직원 상호간 갈등구조가 고착화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에 대해서는 "상호신뢰하는 노사관계 구축을 위해 노조와의 대화에 적극 나서겠고 일선 영업현장의 진솔한 의견에도 눈과 귀를 열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 본부-영업점 연계 강화 ▲ 소매금융 강화 ▲ 기업부문 영업 추진 체제 정비 ▲ 중소기업(SME) 부문 중심으로 경쟁력 강화 ▲ IB, PB, 글로벌 부문 경쟁력 강화 등을 약속했다.
한편 이 행장은 이날 오전에도 본점 행장실로 출근을 시도했으나 노조 저지로 하지 못했고, 지난 20일에도 본점 앞 노조 철야농성장을 방문해 대화를 시도했으나 소득을 얻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