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오창석과 일문일답
▶‘오로라공주’가 장안의 화제다. 인기를 실감하나
-사실 건물 안에서만 있어서 전혀 모르고 있었다. 세트 촬영 뒤 집에서 대본보는 게 다고, 식사도 시켜먹다 보니 주변의 반응을 잘 모르겠다.
▶실제 성격이 남자답다고 들었다. 극 초반 ‘시스터보이’ 설정에 애 먹었을 것 같다.
-그래서 연기가 쉽지 않다. 설정 자체가 시스터 보이인데 그런 경험을 해본 적 없으니. (웃음) 현실에서 겪기 쉬운 캐릭터는 아니지 않나. 지난 1월부터 드라마 촬영준비를 하며 작가님과 많은 얘기를 나눴다. 대본을 읽고 공감 안되는 신이 있으면 이해하고 넘어가고...그러다 보니 큰 무리는 없었다.
▶임성한 작가와 지난 1월부터 만났나. 실제로 만난 임성한 작가는 어떤 사람인가
-작가님이 본인 얘기하는 거 많이 안 좋아하셔서 상당히 조심스럽다. 사실 처음 만나기 전까지는 선입견이 있어서 무서움을 안고 갔다. 주인공들을 하드 트레이닝 시킨다는 얘기도 있고...그런데 실제로 만나 본 임작가님은 젊은 사람들과 소통하며 감각을 유지하는 분이다. 이를테면 배우들이 사석에서 얘기한 에피소드들을 대본에 녹이는 식이다. 극중 마마가 로라한테 간장새우 맛있다고 한 것도 내가 실제로 얘기한 부분이고 나타샤(런)와 동성 연인 관계인 사공(김정도 분)의 대사 중 ‘요즘 여자들 명품 밝히기만 하고 흥미 없다’라는 부분도 실제 사공이 사석에서 한 얘기다.
▶임성한 작가가 말하는 ‘황마마’는 어떤 인물인가?
-황마마는 속세와 동떨어진 생활을 하는 사람이다. 세상 돌아가는 것에 크게 관심 없고 자존심도 세다. 하지만 부유한 집에서 자라다 보니 여유있고 멋스러운 분위기가 풍기는 인물이라고 설명하셨다. 초반 5:5 가르마 헤어스타일 때문에 느끼하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는데 그건 작가님 설정이었다. (웃음) 추후 마마가 조연출로 들어간 뒤 작가님께 헤어스타일 바꿔보는 것어떻겠냐고 말씀드린 뒤 바꿔봤다.
▶임성한 작가가 오창석 씨를 각별하게 챙기는 것 같다.
-작가님에게 반감을 갖고 있는 시청자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안다. 저 배우들은 대체 왜 작가님 드라마에 출연하나, 이런 얘기를 하는 시청자도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신인배우들이 일거리가 없어서 일을 못하는 경우가 많고, 나같은 신인배우들은 작가님 만나보기도 어렵다. 그런데 스타파워없이 나같은 신인배우를 기용하고, 디테일하게 신경 써주신다. 정말 감사드린다.
▶오로라공주는 어떻게 캐스팅됐나?
-지난해 KBS 아침드라마 ‘TV소설 사랑아 사랑아’에 출연한 것을 눈여겨 보셨다고 하더라. 드라마가 채 끝나지 않았던 11월 께 작가님과 감독님 미팅과 오디션을 봤다. 캐스팅 뒤 왜 뽑혔냐고 물었더니 황마마의 이미지와 부합됐다고 하더라. 나에게는 '사랑아 사랑아'가 무척 소중하다. 그 작품 때문에 ‘오로라공주’까지 출연하게 됐다.
▶2008년에 데뷔했다. 어떤 계기로 연예계에 들어섰나?
세종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를 다녔다. 창의적인 일을 하고 싶어서 디자인 분야에 지원했는데 우리나라 대부분 조직생활이 크리에이티브한 환경을 제공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환경에 순응하면서 회사 다니면 행복할 것 같지 않더라. 마침 우연한 기회에 홍석천 씨를 만나게 됐고 그분을 통해서 소속사를 소개 받게 됐다.
▶데뷔 5년만에 첫 주연을 맡았다. 앞으로 목표가 있다면?
-지난 4년동안 힘든 시간도 있었다. 하지만 연기생활을 짧게 해보니 기초를 다지는 시간이 필요했다. 나도 나름대로 한 계단씩 밟고 올라왔다. KBS ‘그들이 사는 세상’에 단역으로 출연했고 그 뒤 SBS ‘아테나’는 ‘그사세’보다 분량이 다소 늘었다. 처음부터 단숨에 스타가 되기보다 차근차근 과정을 밟았다는 점에서 자부심이 있다. 앞으로도 이렇게 한 계단씩 밟아가며 내 연기인생을 완성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