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전 대통령 아들 재국씨 소유의 출판사를 압수수색했다.
18일 오전 9시쯤 경기도 파주시 출판단지 내 전두환 전 대통령 아들 소유의 시공사 건물 앞. 승합차를 탄 검찰관계자 4명과 인부 10명이 시공사 사무실 안으로 들어섰다.
문이 굳게 닫혀 있어 시공사 안으로 들어갈 수 없었지만, 창 밖으로 검찰 관계자들과 인부들이 부지런히 미술품과 도자기 등 압수물들을 헝겊과 종이상자에 포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2시간여 뒤인 오전 11시 10분부터 압수물들이 문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미술품 등이 손상되지 않도록 잘 포장하느라 상당한 시간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포장돼 있어 어떤 물건들인지 볼 수 없었지만 꽤 묵직한 조각상으로 보이는 것부터 장정 2~3명이 들어야 하는 크기의 그림도 나왔다.
시공사 앞에는 미술품을 담을 파란색 박스 30여개가 놓여있었다. 미리 준비된 5톤 트럭에 인부들이 드나들며 10여분 만에 트럭을 가득 채웠다. 인부들의 얼굴에서는 굵은 땀방울이 뚝뚝 떨어졌다.
압수수색을 진행하던 검찰은 미술품의 부피와 양을 고려해 추가로 5톤 트럭을 1대 더 부르기도 했다. 이날 압수된 미술품은 약 200여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압수수색은 정오가 다 돼서야 마무리됐다.
현장에서 압수수색을 진행한 검찰 관계자는 내부에 그림 등이 어떻게 보관돼 있었는지, 압수물의 양은 얼마나 되는지 등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압수된 물품들은 모처의 미술품 보관이 가능한 국과수 창고로 옮겨져 분석에 들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 외사부(김형준 부장검사)는 16일부터 전 전 대통령과 친인척의 주거지 12곳과 시공사를 비롯한 13곳의 압수수색에 나섰고 추징금 관련 자료들을 확보했다.
검찰은 전 전 대통령이 친인척 명의로 차명계좌를 만들어 비자금 등 차명재산을 관리해 온 정황을 포착하고 압수수색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압류, 압수수색을 통해 박수근, 천경자, 이대원 화백 등 유명 작가들의 그림을 비롯해 공예품이나 도자기 등 200여점의 압수물을 확보했다.
검찰은 특히 재국씨가 현대 미술 작품을 주로 취급하는 국내 최대 화랑 중 하나인 H갤러리 등을 통해 작품 수천점을 사들이는 과정에서 부친인 전 전 대통령의 은닉 재산이 사용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압수물을 분석해 전 전 대통령 일가의 불법행위가 드러나면 수사로 전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