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대검찰청 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 환수에 대해 "어느정도 성과를 기대하고 있느냐"고 묻자 나온 채동욱 검찰총장의 답변이었다.
검찰의 최고 수장도 전두환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을 환수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서는 신의 영역에 맡겨둔 셈.
채 총장은 그러나 "최선을 다할 때 신도 도와준다"며 "최고의 인력을 투입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도록 지휘감독할 예정이고, 그러다 보면 성과도 따라나올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달 초 확대간부회의에서 "전직 대통령에 대한 추징시효가 연장되었다고 해서 집행전담팀이 여유를 가져서는 결코 안 된다"며 "당초 시효 완성시점인 10월을 목표로 반드시 가시적 성과를 내라"고 추징팀을 독려한 바 있다.
특히 전 전 대통령의 아들들로부터 압류한 미술품과 조각 등을 국고에 환수하는 과정에 대해 "멀고도 험한 길"에 비유했다.
압류한 물품들이 전 전 대통령의 재산으로 형성된 것임을 입증해야 하는 '지난한 작업'을 끊임없이 되풀이해야 한다는 것.
추징의 근거가 된 판결이 내려진 지 이미 16여년, 수많은 증거와 자료들이 사라진 상황에서 재산입증 과정은 더욱 험난할 수밖에 없다.
채 총장은 전두환 전 대통령과 자신과의 악연이 시작된 강렬한 첫 만남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처음 만나뵀던 것이 95년 12월 4일 아침 10시 반입니다. 그날 오후 5시에 구속영장 청구해서 안양교도소에 수감했죠."
전 전 대통령의 구속을 시작으로 사건조사를 위해 1년여간을 전 전 대통령과 동거하다시피 지내야 했다.
채 총장은 "이런 부분(추징)이 정리돼서 전 전 대통령도 편해지고 국가도 편해지는 그런 계기가 되기를 기대합니다"라며 '악연'에 대한 소회를 마무리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