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브로커' 농간에 파탄나는 다문화 가정

(자료사진)
대구 달서구에서 사는 채모(52) 씨는 지난 2009년 4월 중국인 여성 A(37) 씨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이듬해 어린 딸이 태어났고, 비록 큰 돈을 벌진 못해도 아내와 함께 붕어빵 장사를 하며 남부러울 것 없는 화목한 가정을 이루는 듯 했다.


그러다 지난해 겨울, 어디선가 나타난 중국동포로 추정되는 여성과 아내와의 만남이 잦아지면서 단란했던 가정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눈에 보이는 뻔한 거짓말이 부쩍 늘더니 아내는 갑자기 재산관리를 도맡겠다고 억지를 부리기 시작했다.

채 씨의 아내는 급기야 남편을 알콜증독자로 몰아 두 차례나 정신병원에 감금시키기도 했다.

별 문제 없으니 며칠 쉬게 한 뒤 그만 데려가라는 병원 원장의 설명에 아내는 되레 "병원장이 미친 것 아니냐"고 펄쩍 뛰었다

결국 지난 4월 채 씨가 퇴원하기 직전 아내는 식구들을 데리고 도망치듯 집에서 나가더니 이혼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채 씨는 "오순도순 잘 지내던 우리 가정이 어떡하다 이 지경이 됐는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돌이켜보면 아내가 누군가의 지시에 따라 짜여진 각본대로 움직였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다문화 가정 26만 시대, 국제결혼을 했다가 피해를 본 남성들이 속출하고 있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지난 2007년 8천294건이던 국제이혼 건수는 지난해 1만887건으로 급증했다.

지난 2011년 우리나라 이혼부부 10쌍중 1쌍 이상이 다문화 가정이다.

피해 남성들은 적지 않은 경우 이른바 ‘기획 이혼 브로커'들이 개입해 다문화 가정의 이혼을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한다.

국제결혼 피해센터 김형하 조사국장은 “법무사나 행정사무소와 결탁한 브로커들이 여러 방법으로 모집한 이주여성들의 이혼 소송을 대리해주고 큰 돈을 챙기는 식이다”면서 “일부 이주여성 쉼터나 상담소도 정부 지원금을 더 받으려 이혼을 조장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국장은 “전국적으로 피해 남성은 10만 명에서 15만 명으로 추정된다”며 “정부는 대책마련은커녕 정확한 실태 파악 노력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혀를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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