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동국이 고개를 떨구는 것은 아니다. 아직 리그는 진행 중이고, 다시 기록에 도전할 기회는 남았다.
물론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대전과의 경기에서 골을 넣었다면 다음 일정이 강등권에 있는 대구, 강원과의 경기라는 점에서 신기록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가능성도 높았다. 그렇기 때문에 대기록이 무산된 것은 아쉬움으로 남지만 베테랑 이동국은 여전히 기록의 사나이가 되고 있다.
전북의 최강희 감독은 최전방 공격수치고는 고령에 속하는 35세에도 불구하고 소속팀에서 주전 공격수로 활약하는 이동국에게 후한 평가를 내렸다.
최 감독은 한참 나이가 어린 후배들보다 뛰어난 체력과 회복 능력을 이동국의 강점으로 꼽았다. 또 이제 네 아이의 아버지가 된 만큼 스스로에 대한 책임감과 관리능력도 이동국이 여전히 뛰어난 활약을 하는 이유로 꼽았다.
현재 이동국은 전북 선수단 가운데 가장 많은 출전 시간을 기록 중이다. 18라운드까지 1434분을 활약했고, 16일 대전과의 19라운드에서도 풀 타임 활약했다. 최강희 감독은 “파비오 감독대행이 지난 봄부터 이동국만 쓰더라”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정작 K리그 대기록 작성을 눈 앞에서 놓쳐 아쉬움이 클 이동국도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기록이 무산된 것보다 많은 홈 팬 앞에서 승리하지 못해 아쉽다”는 이동국은 “초반 실점으로 전방에서부터 압박을 하다 보니 소비하지 말았어야 할 체력을 소비했고, 결국 정교한 경기를 하지 못했다”고 쓴 웃음을 지었다.
기록을 앞둔 본인보다 동료들이 더 의식을 하더라는 선수단 뒷 이야기를 털어놓은 그는 “시즌 내내 꾸준한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큰 기복없이 경기하고 있다는 점은 만족스럽다”고 스스로에 대해 평가했다.
이어 “팀이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 최강희 감독님이 돌아온 뒤에는 분위기가 잡혀간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 짧은 휴식기지만 쉬고 온 뒤에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전북의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