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주장 '김현·진선미 제척사유'에 빈틈은 없나

국정원 국정조사특위 전체회의 '반쪽회의'로 끝나

국회 국정원 국정조사 특위 민주당 김현(오른쪽), 진선미 의원(황진환 기자/자료사진)
16일 국정원 국정조사특위 전체회의가 야당 의원들만의 반쪽 회의로 끝났다. 새누리당이 민주당 김현·진선미 의원의 제척 입장을 고수하면서 특위 소집에 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김현·진선미 의원이 국정조사에 참여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강조한다. 이들 의원은 국정원 여직원 김모씨와 새누리당에 의해 지난해 12월 '집단적 감금' 등 혐의로 고소·고발됐는데, 현행법상 어떤 의원도 '직접적 이해관계가 있는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에 참여할 수가 없다.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제13조 제1항에는 "의원은 직접 이해관계가 있거나, 공정을 기할 수 없는 현저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그 사안에 한하여 감사 또는 조사에 참여할 수 없다"고 규정돼 있다.

그런데 이 조항대로라면 사건의 '고발자'인 새누리당 역시 직접적 이해당사자가 된다. 민주당은 이를 반박의 논거로 제시하고 있다.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새누리당 논리대로라면 소속 의원들 전원이 제척대상이 된다는 얘기로, 모순이 된다"고 주장했다.


문제의 사건을 과연 '집단적 감금'으로 봐야하는지도 논란거리다. 당시 박근혜 대선후보는 이를 '무고한 여직원에 대한 인권유린'으로 규정했다. 하지만 검찰 수사 결과 국정원의 '댓글조작 방식' 선거개입 혐의가 입증된 상태다. 여직원의 혐의도 확인됐으나 검찰은 기소유예로 선처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 사건은 감금이 아니라, 사실상의 현행범 체포 행위라고 설명한다. 형사소송법 제212조는 "현행범인은 누구든지 영장없이 체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여직원 김씨가 국정원법·공직선거법 위반 행위를 벌이던 시점이었다면 누구든 그를 체포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아울러 현장에 경찰과 선관위 요원도 있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변호사는 "당시 여직원이 불법행위를 하고 있었느냐 아니냐로 현행범 여부를 가려야 한다는 점이 조심스럽지만, 결과론적으로 혐의가 드러난 만큼 민주당에 감금죄를 의율하기는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현장에 경찰과 선관위 요원도 입회했던 만큼 선거감시 활동의 일환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사건을 감금의 성격으로 보더라도, 정당행위 요건에 해당해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분석도 있다. 형법 제20조에는 "법령에 의한 행위 또는 업무로 인한 행위, 기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돼 있다.

수도권 지역 법원의 한 판사는 "경찰과 선관위가 현장에서 잠시 철수했던 시간까지 내내 여직원에게 압박을 가했다면 일부 문제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더라도 이를 불법선거 감시라는 '사회상규에 부합하는 행위'로 본다면 위법성이 배제된다"고 말했다.

그는 "현행범이 아니더라도 이미 범죄를 저지른 채 숨어있는 사람을, 도주하지 못하게 가로막았다면 사회상규에 전혀 위배될 게 없는 일 아니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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