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일간 프리토리아뉴스와 뉴스통신 사파에 따르면 시넨흘란흘라 마지부코(13)와 만디사 미야(12)는 지난 12일 오후 8시께 만델라가 입원한 수도 프리토리아의 메디클리닉심장병원에 도착했다.
소웨토의 장거리 달리기 동아리 동료인 두 흑인 소녀가 코치 마코손케 지칼랄라와 함께 소웨토를 나선 것은 12일 오전 6시께.
남아공 민주화를 위해 일생을 헌신한 고령의 만델라가 병원에 입원해 위독한 상황에서 그를 위해 무엇인가를 해야 하겠다는 마음이 맞아떨어진 데 따른 것이었다.
"그(만델라)의 자유를 향한 긴 여정이 우리나라에 영감을 불어넣었고 우리도 감사의 표시로 그가 입원한 병원까지 긴 여정을 걷기로 했습니다."
코치 지칼랄라는 이렇게 취지를 설명했다.
만델라는 지난 1994년 자신의 일생을 정리한 자서전 '자유를 향한 머나먼 여정'(LONG WALK to FREEDOM)을 펴낸 바 있다.
지칼랄라는 또 프리토리아까지 먼 길을 걸으며 겪는 고통을 통해 만델라가 민주화 투쟁을 벌이며 겪은 어려움을 함께 느껴보자는 의미도 깔린 것으로 소개했다. 만델라는 백인 정권 치하에서 27년 동안 옥살이를 했으며 이 가운데 약 13년 동안을 채석장에서 노역을 해야 했다.
마지부코 일행이 프리토리아에 들어서 저녁 끼니를 때우고 병원에 도착한 것은 같은 날 저녁 8시께였다. 긴 하루였다. 이들은 곧바로 병원 정문 앞에서 만델라의 쾌유를 비는 기도를 올렸다.
소웨토에서 프리토리아까지 거리는 100㎞가 약간 넘는다.
앞서 두 소녀는 걷다가 지쳐 길에서 쉬기도 했다. 지칼랄라는 그들에게 차를 잡아타고 갈 것을 권유하기도 했지만 어린 소녀들은 끝내 이를 거부했다.
지칼랄라 일행이 밤을 지내기 위해 병원 앞에서 텐트를 치려 하자 병원 경비원이 다가와 자초지종을 들은 뒤 병원에 보고했고 병원 측은 이들에게 병원 구내에서 잠을 자도록 편의를 제공했다. 그토록 오랫동안 걷고 나서 야외에서 잠을 잘 수는 없다는 배려에서였다.
두 소녀는 다음날인 13일 병원 정문 옆 담벼락인 '기원의 벽'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메디클리닉심장병원 정문 옆 담벼락에는 그동안 남아공 국내외의 사람들이 부착한 만델라의 쾌유를 기원하는 풍선과 꽃다발, 편지 등이 빼곡하게 들어차있다.
만델라는 15일로 38일째 입원해있다. 그는 폐 감염증이 재발해 지난 6월8일 입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