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됐고"...홍준표, 의료원 청산 강행

14일 저녁 태도돌변 "국회의원들 안타깝다"...15일 채권공고 강행

진주의료원 재개원 방안을 마련하라는 국정조사 특위의 결과보고서 채택에도 불구하고, 홍준표 경남지사는 15일부터 청산절차에 들어갔다.

대표청산인인 박권범 진주의료원장 직무대행은 15일 진주의료원 채권 공고를 내고, 해산된 진주의료원의 채권자들에게 오는 9월 15일까지 채권을 신고하라고 공고했다.

이날 아침 홍준표 지사는 간부회의를 열어 "이제 진주의료원은 과거가 됐다"며 "청산절차와 사법절차를 조속히 마무리하라"고 지시했다.

◆14일 저녁 태도 돌변..."위헌판결로 국회 처분 모두 무효 확신"

불과 하루전인 14일 아침까지만해도 홍 지사는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특위 결과보고서가 본회의를 통과한 뒤 시정요구가 오면 내용을 보고 판단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날 저녁부터 태도가 돌변했다.

홍 지사는 이날 저녁 자신의 트위터에서 "지방고유사무에 관한 국정조사가 위헌이 되면 이에 관한 모든 국회의 처분이 무효가 된다"며 "나는 이번 진주의료원 관련 국정조사는 위헌임을 다시 한번 확신한다. 강성귀족노조에 휘둘리는 일부 국회의원님들이 안타깝다"고 다시 공격모드로 변했다.

그리고 잠시 뒤 "'책운제권'이란 고사성어를 다시한번 되세겨 본다"는 글을 또 올렸다.

'책운제권(策運制權)'은 '스스로 운명을 획책하여 권세를 제어한다는 것으로, 토론이나 소통보다는 자신의 결단대로 밀어붙이며 왕권을 강화한 조선 제 7대 왕 세조의 리더십을 일컫는 단어다.

결국 국회에서 어떤 결론을 내리든 "내 뜻대로 하겠다"는 말이었다.
그리고 15일 아침 간부회의에서도 '책운제권'을 언급하며 "리더는 그래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행명령 거부에 따른 고발 무산에 '자신감' 회복

홍 지사가 이처럼 다시 공세로 전환한 것은, 국정조사 특위에서 동행명령 거부에 따른 고발조치가 무산되고 증인불출석에 따른 고발만 이뤄진데 따른 자신감으로 보여진다.

동행명령 거부에 따른 고발은 징역형의 처벌을 받지만, 증인불출석에 따른 고발은 벌금형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피선거권을 박탈당할 위기에서 벗어난 것이다.

그런 마당에 국회에서의 시정요구를 거절해도 자신을 강제할 방법이 없다는 점도 작용했을 것이다.

홍 지사는 "친박의 핍박"까지 거론하며 승부수를 던진 싸움에서 이겼다고 생각하고 있을까?

15일 아침 간부회의를 주재한 그는 모처럼 활짝 웃었다.

그동안 못 틀게 한 에어컨도 충분히 틀라고 풀어줬고, 한 동안 자제했던 농담도 마음껏 하며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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