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울버린' 휴 잭맨, "울버린 상징 클로, 공항검색대에 걸렸다"

울버린 13년간 연기하면서 생긴 에피소드 밝혀

휴 잭맨(영화사 제공)
대표적인 '친한파' 배우로서 국내 네티즌이 까방권(까임방지권, 한 번의 활약으로 다른 잘못에 대한 비난을 면제 받는 권리)을 선물한 유일한 할리우드 톱스타 휴 잭맨(45).

잭맨이 자신이 주연하고 제작한 영화 '더 울버린'(이하 울버린) 개봉을 앞두고 네 번째로 한국을 방문했다. 영화 '레미제라블'이후 8개월만이다.


잭맨은 1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울버린 내한기자회견에 극중 울버린처럼 턱수염을 덥수룩하게 기른 모습으로 나타나 눈길을 모았다. 189cm에 달하는 장신에 단련된 근육질 몸매, 그리고 유난히 긴팔다리가 초능력을 가진 울버린 그 자체였다.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넨 잭맨은 "서울홍보대사로서 한국에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다"며 "지난 밤 저녁 한국식 바비큐를 먹었는데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저녁을 먹으러 나가는 나라가 아닌가. 그만큼 한국음식이 맛있다. 맥주도 마셨는데 물론 맥주는 제 식단에 포함돼 있지 않았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휴 잭맨은 2001년 개봉한 '엑스맨'에서 돌연변이 초능력자 울버린을 처음 연기한 뒤 엑스맨 시리즈와 외전 격인 울버린을 통해 무려 13년간 울버린을 연기해오고 있다.

"울버린을 하면서 저 자신도 즐겼고, 제가 성숙해지면서 200-300년 나이를 가진 울버린을 연기하는데 도움이 된 것 같다. 이번 영화는 엑스맨 시리즈의 다른 돌연변이가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일본을 배경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울버린을 가깝고 심도 있게 분석하는 영화다. 기존 울버린의 모든 액션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울버린을 인간적으로 보여주는 영화다."

울버린은 늙지 않은 불사의 존재인데, 잭맨 또한 13년 전과 비교해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없다. 젊음에 대한 찬사에 그는 웃으면서 "제 상태가 좋을 때 봐서 그럴 것이다. 새벽 4시에 운동하러 가기위해 일어날 때 만약 저를 봤다면 그런 말 못한다. 새벽 4시에 알람이 울리면 제 아내도 짜증을 낼 정도로 이번 영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했는데, 아직은 제가 (체력적으로) 괜찮고, 즐기고 있는 상황이다."

울버린과 함께 한 지난 13년은 배우로서 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잭맨에게 좋은 일이었다. 그는 한마디로 "행운이다"고 답했다.

"제가 평소 갖고 있는 분노나 불만을 영화세트에서 다 소진해서, 그 덕분에 집에서는 늘 해피한 사람이었다. 집에는 울버린을 데려가지 않는다는 철칙도 있다. 배우로서도 좋은 기회였다. 제 경력이 큰 도움이 됐다. 제 사심도 포함됐으나 울버린은 슈퍼히어로 중에서 가장 흥미롭고 복잡한 캐릭터가 아닌가."

더 울버린은 일본을 주 무대로 하는데 이는 원작만화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잭맨은 "13년 전부터 울버린의 배경이 되는 이 스토리를 봤고 영화화하고 싶었다"며 오랜 염원이 이뤄진 것임을 밝혔다.


"스튜디오와 얘기해오다 오늘날에 와서야 영화로 만들게 됐다. 울버린은 클로가 있고, 자연치유능력을 갖춘 초능력자다. 하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인간적인 울버린을 볼 수 있다. 울버린의 힘의 원천인 분노는 인간적인 감정에서 비롯된다. 200-300년간 울버린으로 살아오면서 느낀 복잡 미묘한 감정도 이번 영화에서 다뤄진다."

가장 신경 쓴 장면을 묻자 "놓치지 말아야 할, 가장 공들여 찍은 장면이 초고속열차신이다"이라고 답했다. 이미 예고편을 통해 공개된 장면이다. "창의적이고 멋지고 스펙터클한 장면이 아닌가. 눈에서 레이저를 내뿜는다든지 그런 초인적인 능력이 아니라 인간적인 액션신이 아닌가."

여성캐릭터가 많이 나오는 것도 이번 시리즈의 차별점이다. 잭맨은 "원작만화를 봐도 여러 명의 여성캐릭터와 얽힌 관계가 있고, 애정신도 있다"며 "그게 울버린의 아킬레스건이다. 로맨스도 있고, 복잡 미묘한 감정도 표현돼있다. 기존 영화에서 못 본 새로운 얼굴을 많이 기용했는데, 신선함을 느낄 것"이라고 했다.

울버린의 상징인 클로 때문에 생긴 에피소드도 공개했다. 클로를 집에 갖고 있냐는 질문에 잭맨은 그렇다고 답한 뒤 "엑스맨 2편을 찍고 개인적으로 소장하고 싶어서 가방에 슬쩍 넣어뒀다"고 밝혔다.

“그걸 깜박 잊고 공항검색대를 통과하다 보안요원에게 딱 걸렸다. 하필 그 사람이 엑스맨 시리즈를 안본 사람이라 왜 칼을 여섯 개나 갖고 있냐고 따져 물었다. 뒤에 가서 집중 조사를 받은 뒤 겨우 클로를 가질 수 있었다."

가족들을 위해 어떤 선물을 살 생각일까. "지난번에는 딸을 위해 한복과 인형을, 아들에게는 한국 국기를 선물해 걸어놓고 있다. 이번에도 선물을 사갈 예정인데, 집사람의 선물을 사야한다. 아내가 기뻐야 내 생활이 기쁘다.”

개 선물로 한복을 받은 얘기도 꺼냈다. “어제 방송 인터뷰한 기자가 제 개를 위해 옷을 선물해줬는데 정말 예상치 못했다. 다만 제 개는 수컷인데 여성 한복을 받았다. 개한테는 여성복이라고 말하지 않겠다."

마지막 인사에서도 한국사랑은 묻언았다. 그는 “비행기 안에서 한국영화 도둑들을 봤는데 정말 훌륭했다”고 말한 뒤 한국영화제작자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한국은 자국영화 사랑이 큰 나라로 알고 있는데, 좋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만약 좋은 기회가 되면 한국영화 출연도 가능하다. 제작자께서는 주저 없이 연락해라."

한편 25일 3D로도 개봉하는 울버린은 태어나 처음으로 약해진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 울버린이 전혀 예상치 못한 적과 맞닥뜨리면서 가장 강력하고 위험한 존재로 거듭나는 얘기를 그린다. 제작비는 1억 달러가 투입된 대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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